시화호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들 (이들이 안산의 주민이라면)은 지금이 지역의 미래 비젼이 다른 사람들 손에 의해 하루아침에 달라질지 모르는 때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세계에서 최고가는 농도의 오염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호수와 대기의 상황을 너무 낭만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 다음 어느 날 후회해서 부산까지 아니 미국까지 걸어간다 하여도 만들어진 현실을 바꾸기 어렵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화호와 우리 지역이 처하고 있는 상황이 경정장을 운운할 때가 아니라는 점이다. 안산시의 비젼을 점검하고 시화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비교하여 냉정하게 대처할 계획을 세우며 새 정부에다 건의할 내용을 정리해야 할 때인 것이다. 전국에서 최고 농도의 대기오염이 매년 발생하고 있는데도 시화호 북측 간척지에 공장을 짓는 것을 남의 일보듯이 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가 아닌가? 시민단체들은 이 일로 분주하고 걱정이 태산 같은데 경정장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시의 모습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 경정장을 만드는 것의 당위성을 공약사항이고 세수를 증대할 수 있는 점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면 질문을 하나 해보자. 경정장이 잘 지어지고 주거환경이 나빠진다면 살기 좋은 안산이 될까? 백보 양보해서 환경까지 좋아지고 경정장이 있으면 우리 시가 여유가 넘치고 시민들은 행복할까? 사행산업이 있는 도시에서 그 시설 때문에 행복해졌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경정장은 많은 사람들의 지적처럼 우리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 것이고 결국에는 경제와 가정파탄의 원인이 되고 말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반론으로 제기된 내용이 맞다 하더라도 단 한 사람 단 한 가정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한 가정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열 가정 백 가정이 그럴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사행산업을 유치하려는 자치단체의 장은 세수를 이야기하고 고용증대를 말하는데 그리고 지역 주민들은 안전하게 하겠다는데 어떻게 할 수 있으며 그런 곳을 보았는가? 이웃도시 시흥의 교훈을 얻기 바란다. 시장은 어느 시기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시설은 영원히 남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세수문제를 이야기 해보자. 경정장에 투자할 그 엄청남 돈을 학교를 만들고 숲을 늘리고 시화호와 대기환경을 개선시키는데 쓰면 안산을 떠나고 있는 부자들이 돌아오고 안산의 자원가치가 오를 것이다. 그러면 어찌 경정장의 세수와 비교할 수 있을 것인가?
시장은 안산 기업들의 사장들과 간부들 그리고 안산에서 개업한 의사 변호사들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파악해 본적이 있는가? 그들이 모두 안산에 산다면 출근시간에 이렇게 교통이 막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의 반이라도 안산에 산다면 세수는 물론이고 환경이 좋아지는데 기여할 것이다.
시가 할일은 사람들이 시를 떠나는 원인을 찾아 해소해주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 시를 위해 해야 할 최우선순위가 아닌가. 그들이 경정장이 없다고 떠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시화호가 맑고 그 주변이 숲으로 울창해진다면 그래서 대기까지 맑아진다면 안산의 땅은 최소한 평당 10만원은 오르지 않겠는가? 학교도 지어지고 박물관도 하나쯤 있고 그래서 사람들이 마구 떠나지 않고... 불가능하지 않으면서 확실하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할 방법은 하지 않고 경정장 등을 만들자고 하는 것은 다른 의심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약사항에 대해서 너무 연연하지 말기 바란다. 경정장 공약 때문에 시장에 당선된 것이 아닌 것은 시민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경정장으로부터 세수가 매년 얼마나 나오는 지와 안산시 평수와 떠나질 않을 사람이 낼 세금과 한번 계산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전 집행부는 그 계산을 통해 카지노 계획을 포기했으니까. 시장에게 민주사회를 지켰던 그 힘으로 자연을 지키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얻고 싶은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시민의 한사람으로 감히 말하고 싶다.
제종길/한국해양연구소 박사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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