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표제도 의미와 도입의 필요성

최근 정보공개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자세'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별도의 공개청구가 없더라도 지자체가 먼저 다양한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는 쪽으로의 '자세변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정보공개는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시민의 시정참여를 촉진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시정을 열어가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된다.

안산시는 지난달 정보공개와 관련 시장등의 업무추진비를 정기적으로 공표하겠다며 관련조례를 만들었지만 법규 자체가 지니고 있는 한계점에다 시정참여를 제도화하기 위해선 보다 폭넓은 정보의 공개 즉 행정정보 공표제도를 명문화해야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밀주의적인 행정행태 바꿔야

정보공개는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를 법적으로 제도화하면 정보의 소유자인 지방정부는 정보공개에 대한 의무를 갖게되기 때문에 비밀주의적인 경향을 띠는 행정행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정보공개제도는 공무원의 정보공개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공개에 따른 위험부담을 낮춤으로써 결국 정보공개를 보다 원활히 이루어지게 할 수 있다. 이는 행정의 책임성과도 연결된다. 정보공개는 행정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함으로써 행정을 수행하는 공무원의 책임성을 높이는 이른바 행정통제효과가 크다.

정보공개가 행정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여러 가지 행정통제수단 중 가장 쉽고 빠르게 그리고 적은비용으로 적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공표제도 없어 정보공개조례 사문화

정보공개와 관련한 안산시 주요 자치법규는 '안산시행정정보공개에관한조례(시행규칙)'와 '시장등의업무추진비공개및지출에관한조례'를 들 수 있다.

행정정보공개조례의 경우 지난 94년 9월에 제정됐는데 법규내에 별도의 공표제도가 없어 사실상 '사문화'된 실정이다. 물론 청구인의 공개요구에 따라 공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방정부가 공개를 거부하면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절차상의 복잡성 때문에 그다지 효율성을 찾기 어렵다. 안산시조례는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공무원 3명 시의원 2명 민간전문인 2명 등 7명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이같은 운영구성원을 보면 시민과 공무원의 입장이 첨예하기 대립하는 사안에선 정보공개 결정 자체도 쉽지않다.

업무추진비공개조례 역시 집행일시와 인터넷공개 방식이 삭제된채 만들어져 공개내용의 '투명성'차원에서 보면 당초 조례제정의 취지와는 크게 후퇴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일반 시민들이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확인하기까지 접근성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에서 생색내기 조례제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안산시 업무추진비 공개 및 지출에 관한 조례안 주요내용 -

제2조(대상) 공개 및 지출에 관한 업무추진비는 행정자치부가 매년 시달하는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기본지침상의 기관운영업무추진비 정원가산업무추진비 시책추진업무추진비 의정운영공통업무추진비를 말한다.

제3조(공개방법) 업무추진비의 공개는 행정정보공개 청구가 없는 경우에도 전년도 집행실적을 2월말까지 시보를 통하여 공개한다.

제4조(공개내용) 업무추진비는 집행목적 집행자 집행유형 집행금액을 공개한다.

집행일시를 포함한 업무추진비의 쓰임새 전체를 인터넷에 공표하고 있는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와 업무추진비를 매일 공개하고 있는 울산시와는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적극적 정보공개로의 정책변화 필요

최근들어 주민의 청구가 있을때에만 공개하는 수동적 의미의 정보공개에서 청구가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쪽으로의 정책변화가 일부 지방자치단체별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지방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준다는 차원에서 적극적 정보공개 개념인 '정보공표제도'도입이 열린행정의 잣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정보공표제는 별도의 조례제정을 하지 않더라도 현재 '사문화'상태에 빠진 기존의 행정정보공개조례를 개정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살릴 수 있다.

서울시의 행정정보공개조례 중 공표항목은 그런점에서 현 안산시 행정정보조례와의 차이점을 잘 보여준다.

# 서울시 정보공표제도의 주요 내용 #

-청구인의 청구가 없더라도 공개하는 항목

1.당해연도 업무계획과 예산결산 및 기금운영

2.투자기관 출연기관의 예산 및 결산

3.지방공사공단의 부채현황과 연도별 상환계획

4.시장 부시장 실.국.본부장과 4급 이상 공무원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5.지방공사공단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결과

6.상수도 원수.정수의 수질검사 결과 및 대기소음 등 환경보전과 관련해 실시하는 검사측정결과

7.부문별 시정의 주요 통계조사 결과

8.시민감사관 및 청렴계약 옴부즈만 활동보고서

9.주요 사업에 대한 분기별 심사분석 결과

-계획이 수립되거나 조사가 완료된 때 공개하는 항목

1.중장기 종합계획 및 부문별 중기 또는 장기계획과 중요한 기본계획

2.제1호의 계획 및 집행기관이 정한 것에 관계된 중간단계의 안

3.집행기관에서 징수하는 사용료 수수료 및 각종 공공요금의 조정계획

4.공공서비스에 대한 시민만족도 반부패지수 등의 평가결과

5.교량 터널 지하철 안전점검 및 진단결과 보고서

6.교량 터널 등 시설안전관리유지 관련 예산편성 및 집행현황

7.재난 및 수방대비 안전관리 분야 예산집행현황

8.총공사비 10억원 이상의 공사 1억원 이상의 물품구매.용역발주 계약서

9.행정심판재결 결과 지방세 이의신청 결과 및 심사청구 심의결과

10.각종 시 행정과 관련 시가 주최한 공청회 개최 결과보고서

11.민원처리업무와 관련 지침 절차 등을 수록한 업무편람

12.주요 용역사업 결과에 대한 사항

13.목표관리제와 관련 실.국장 추진목표 및 목표관련 예산집행 현황

14.기타 공익을 위해 공개함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업무

서울시 행정정보공개조례는 제7조에 '행정정보의 공표'항목을 별도로 삽입했는데 이 가운데 '안산시재정운영상황의공개조례'와 일부 중복되는 예.결산과 관련된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업무추진비의 내역을 좀더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또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각종 검사 및 조사의 결과 만족도 및 반부패지수 시민감사관의 활동보고서 및 각종 계약과 관련된 사항 등을 정보공표의 주요내용을 규정하고 있어 안산시보다는 한층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정례적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적극적인 정보공표제도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면서도 내부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행정투명성 위해 정보공표제 도입해야

현행 안산시행정정보공개조례와 업무추진비공개조례 모두 제정취지와는 별개로 법규자체가 한계를 지니고 있어 향후 적극적 정보공표제도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업무추진비조례는 공개내용 중 집행일시를 명시하고 공개방법도 인터넷을 포함한 접근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손질한 뒤 이같은 업무추진비 공개항목을 포함해 좀더 다양한 정보를 청구인의 청구가 없더라도 시가 스스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현행 '안산시행정정보공개조례'를 개정하는 안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기된다.

정보공개에 있어 가장 핵심적 사안으로 지적되는 시장등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시민의 삶의 질과 연관되고 행정내부의 투명성과 직결된 다양한 정보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기 위해선 이미 별 쓸모없이 방치되고 있는 행정정보공개조례를 개정해 '공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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