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던 '국립자연사박물관'건립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월27일 (사)자연사박물관연구협회가 학술발표회를 갖고 자연사박물관의 건립 타당성과 추진방법 등을 토론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데 이어 안산지역도 박물관 유치를 위한 새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구중심의 위원회 구성=지난 2000년 7월 구성됐던 '자연사박물관 시화호권 유치 추진 준비위원회'는 21세기 안산발전위원회내에 임시위원회가 새로 구성됨에 따라 사실상 해산됐다.



당시 홍보전시관을 만들고 학술심포지움을 여는 등 활동을 벌였지만 문화관광부의 타당성조사 용역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건립계획 자체가 현재 전면 중단된데다 이의 예산지원을 보장해줄 관련 조례조차 없어 더 이상 위원회 운영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거가 미약한 유치추진위원회 보다는 문광부의 향후 추진동향을 살펴가면서 박물관 건립에 대한 연구성과를 마련해가는 준비위원회 체계로 추진방향을 잡은 셈이다. 준비위는 박물관 건립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학술대회와 홍보 벤치마킹 등 박물관을 시화호권역으로 끌어오기 위한 학술적 연구물을 쌓아갈 계획이다.



주변 지자체간 공동보조가 관건=시화호 권역으로 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선 안산 시흥 화성시간 인근 지자체들의 '협력체계'가 핵심과제로 제기된다. 자연사박물관의 경우 2000년부터 이들 지자체단체장들이 간담회 등을 통해 시화호권 유치를 논의했지만 협의과정에서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채 '독자추진'으로 기울면서 일부 과열경쟁 양상을 빚기도 했다.



따라서 인근 지자체들이 공동으로 종합적인 검증과 연구성과를 만들어가는 '협력'이 없이는 또다시 과열양상에만 급급하다 결국 시화호권 자연사박물관 유치가 '선언적 활동'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소모적 사업추진으로 인한 예산과 행정력 낭비도 우려된다.



또 이들 3개 지자체가 각자의 손익계산에만 치중한 나머지 '협력고리'를 잇지 못하고 시화호 권역을 공동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중앙부처의 '나눠먹기식' 막개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시위원회가 자연사박물관 유치와 관련 안산시 독자추진이란 말대신 '시화호권 콤플렉스안'을 전면에 제기하고 나선것도 이같은 배경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종길 해양연구원 박사는 "합리적인 건립추진을 위해선 선정원칙을 우선 확정하고 자연사박물관 콤플렉스안을 마련해야 지나친 경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독자추진에 따른 지역간 반발심을 없애고 중앙정부의 이들 3개 지자체에 대한 '분할통치'에 대응하면서 시화호권을 자연사 보전가치가 높은 박물관 건립 최적지로 세우기 위한 공동보조에 힘을 쏟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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