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를 앓아 온 친구를 노예처럼 부리고 심지어 폭행까지 일삼은 인면수심의 친구가 결국 구속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연곤)는 지난 18일 ‘사기, 상습폭행’ 등의 혐의로 송모(33세, 남)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안산지청에 따르면 송씨는 2012년 8월~2013년 3월까지 단원구에서 운영하는 치킨 집을 정신지체가 있는 고등학교 동창생 A(34세)씨에게 넘긴다고 속여 A씨로부터 5900만원(전세보증금 2500만원, 대출금 3000만원, 현금 400만원)을 챙긴 것에서 모자라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송 씨는 2013년 3월 치킨 집을 폐업한 뒤 “A씨 때문에 적자를 봤다”는 황당한이유를 내세워 A씨가 번 돈을 모두 자신에게 보내도록 하는 '계약서'를 작성, 지난해 6월까지 무려 8300여만 원을 착취해 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채무 4000만원을 거제도 B업체 입사와 동시에 받게 되는 월급으로 갚는다. 치킨집 인수 후 지원받은 2000만원과 식비, 고시텔비 등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 향후 최하 4년, 최장 39세까지 받은 급여의 모든 권리를 송씨에게 이전한다'라는 황당무개한 조항이 노예 계약서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심지어 송씨는 A씨에게 치킨 집을 넘긴 것처럼 속인 뒤 일을 같이 하다가 밤마다 "왜 치킨을 빨리 못 튀기냐", "간장양념을 포장지에 흘리면 어떡하냐"며 A씨의 뺨을 때리는가 하면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6월24일까지는 단원구에서 운영하는 C업체에 A씨를 출근하게 하고 창고에서 A씨의 뺨을 손으로 때리고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 상습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파렴치한 행각은 송씨의 폭행이 무서워 신고하지 못하다 지난해 6월 야구방망이로 맞은 뒤 탈출을 감행, 결국 A씨 동생의 신고로 사법기관이 수사에 착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김석일 기자  mo33mo@ian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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