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번듯한 ‘평생학습관’ 단독 건물을 갖고 있는 도시가 3곳이다. 안산시와 수원시, 서울 은평구다.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은 기초자치단체가 143개에 이르고 경기도는 26개에 달한다.

진정한 평생학습 의지를 갖고 있는 도시는 많지 않다는 반증일까. 소소한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200개가 넘을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안산시 평생학습관’의 최라영(44) 관장을 찾았다.

-안산대학교가 평생학습관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학교의 명에 따라 파견을 나와 지난해 11월부터 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평생교육 전공자이기 때문이다.”

-평생학습관이 문을 열면서 기존의 문화센터와 차별화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렇지 않다. 안산시 평생학습관도 기존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운영해오던 정규강좌들이 상·하반기 모두 40개 프로그램이 있다. 정규강좌는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기존 자치센터 등에서 시민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처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운영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평생학습관의 정규강좌가 중점사업은 아니다.”

-평생학습관 차별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이 있나.

“길거리학습관과 러닝브릿지다. 안산은 평생학습도시다. 평생학습 문화 조성이 평생학습관의 목표다. 길거리학습관과 러닝브릿지가 학습관의 브랜드 사업이다.”

-길거리학습관을 설명해 달라.

“길거리학습관은 정규강좌가 운영되지 않는 공간이 비어 있는 시간에 소모임 그룹들이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평생학습관은 장소 제공을 통해 시민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길거리학습관으로 인해 학습공동체가 만들어져 자연스럽게 플렛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학습관이 가진 시스템과 정보를 개방해 시민 모두가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즉, 장만 열어주고 프로그램 제공자가 직접 기획해서 지속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길거리학습관 프로그램은 단순히 배움에 그치지 않고 지식을 가지고 삶의 변화를 가져와 지역사회에 녹아들어 정주의식과 주인의식을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러닝브릿지는 무엇인가.

“정규강좌의 폐단을 보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정규강좌는 시민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만 운영하게 된다. 일반강좌는 수요가 많아 추첨제로 전환하다보니 선착순이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러닝브릿지는 순수한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재능기부자가 3명 이상을 모아 제안하면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러닝브릿지 프로그램이 작년 하반기 96개에서 올 상반기는 135개로 급증했다. 인기폭발이다. 비어있는 강의실이 없을 정도다.”

-평생학습이 학습관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렇다. 시민들이 학습관까지 찾아오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바로 ‘길거리학습관 시즌2’다.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외곽지역의 주민을 위해 도심에서 벗어난 아파트를 선정해 주민에게 사전조사 후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제도다.

현재 신길2단지와 5단지에 운영 중이다.” -평생학습관이 교육부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데. “직원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다. 행복학습센터를 운영해 올해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사실상 전국 1위다.”

-와 보니 프로그램이 엄청나다.

“크고 작은 프로그램을 모두 합치면 200개가 넘는다. 길거리학습관과 러닝브릿지 외에도 나들강좌, 가장자리 프로젝트, 글로벌 시민교육, 환경시민학교, 톡톡 인문학 살롱, 온고지신 등 수없이 많다.”

-평생학습관이 갈 길은 무엇인가.

“평생학습의 이념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이다. 기존에는 지식축적이나 교양을 쌓는 방편이었지만 현대사회는 배운 것을 일상 속에서 활용하며 사는 것이다. 평생학습관이 시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배움에 그치지 않고 삶의 변화를 가져 일상생활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