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려 장



- 권오선 -



아- 6.7.8.90. 대의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2-30대 막내와 손자녀들에게

앉아서 고려장[高麗葬]을 당하도다



의식주[衣食住]도 풍부한데

진보[進步]의 이념[理念]인가 주사파[主思派]의 소행인가



아-- 이대로 눈감을 수 없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한

나라 위한 분골쇠신[粉骨衰身]자 라고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었기에

그들이 있었기에

그 뼈아픈 보릿고개를 넘어

근대화의 주역[主役]되어

오늘의 풍요[豊饒]와 자유가 있었다고



반 통일분자[統一分子]가 아닌

보통 할아버지 아버지 아저씨라고

말 하겠노라



*시평*

1929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하여 15연대장을 역임한바 있는 권오선 시인은 일제치하와 6.25전쟁을 모두 경험하며 온몸으로 조국과 민족 그리고 이 땅을 사랑해 온 시인이다. 특히 군 고급 장교로서 그가 족국을 생각했던 것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한 조국에서 다양하고도 급격하게 밀려오는 의식의 변화와 세대차이로 인한 아픔을 시인은 고려장을 당하는 것 같다고 하였다. 그토록 힘겹게 넘어 온 보릿고개를 돌아보며 보통 할아버지로 남고 싶은 노시인의 고백을 손자녀들과 음미하고 싶다.

(최세균/안산문인협회장)





<안산신문webmaster@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