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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주민자치박람회오병철 <일동 주민자치위원장>
  • 안산신문
  • 승인 2018.03.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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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끝자락에 우리 동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의미 있는 대회에 참가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주관하여 전국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평가하는 박람회다. 전국에 읍면동이 3,500개가 넘고 그 중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정된 64개 팀이 여수에서 4일 동안 부스를 만들어 경쟁하는 마당이었다.

우리 동네는 주민협의회, 마을계획, 다양한 주민모임 등을 홍보하였고 영광스럽게 대상을 받았다. 수년 동안 준비하고 매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쟁쟁한 마을들의 경연장에서 처음 출전하고 이렇다 할 이력도 없는 조그만 동네가, 16명의 마을 전문가들이 3일 동안 현미경 심사를 했다는데 어떻게 대상을 받은 것일까!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은 “대부분 행정주도인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 스스로 모이고 결정하고 진행하는 과정들이 놀랍다”고 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선의(善意)의 경쟁을 하는 것이 동기부여도 되고 자극이 된다는 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배울 것은 배우고 마을의 특성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박람회 후 달라진 것이 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단체에서 대상을 받은 이유가 궁금해서 방문했다. 하루에 3-4곳이 찾아오기도 했다.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책임감이 있었다. 주민이 모이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과 주민들 간의 관계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고 구심점 역할을 어떻게 해 나가는지도 궁금해 했다.

어느 한 단체가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주민모임이 각자 열심히 활동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면 부러워하기도 하고 쉽지 않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한다. 마을에 있는 단체들은 경쟁이나 반목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마을 안에서 관계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마을 재생, 혹은 도시재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처가 나고 치유되는 과정에서 새 살이 돋고 아무는 것처럼, 마을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성화 되어 회복이 된다는 것이다.

토목이나 개발위주의 접근이 아니라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 모임이 마을에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고 실제로 사업에 반영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관건이다. 행정은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주민들도 합리적인 사업을 제시해야 한다.

‘함께 가면 멀리 간다’고 한다. 길을 만들기도 한다. 지치면 서로 등을 두들겨 주기도 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하며 같은 방향을 찾는 의기투합도 있어야 한다. 애석하게도 마을 안에서 서로 알지 못하고 데면데면한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지만 그러려니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민자치의 선진지로 알려진 경기도 시흥시 17개 동 중에 12개 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동네관리소’가 있다. 때로는 든든한 동네 지킴이가 되어 주고 복지사각지대나 소외계층을 찾아 전등을 갈아주거나 집수리와 심부름을 해주기도 한다. 어느 지역에서는 동네부엌을 만들어, 여건상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주민들이 무료로 식사할 수 있도록 마을이 나선다.

초등학생의 아이디어로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 소통’ 캠페인으로 마을을 연결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마을은 주민들이 언제든지 올라가서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무대가 되어 주어야 한다. 특정한 몇 사람만 활동하면서 마을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다.

각자 역할을 나누어 잘 기획하고 참여해 좋은 공연을 무대에 올려야 한다. 마을의 자원과 인력을 잘 활용하도록 마을기업도 만들어야 하고 마을의 자립을 위해 마을기금도 조성해야 한다.

충남 홍성의 홍동마을처럼 아이들만의 공간도 있어야 하고 다양한 모임들이 모일 수 있는 동네사랑방 같은 공간들도 있어야 한다. 마을은 정적(靜的)인 곳이 아니라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동적(動的)인 곳이 되어야 한다.

안산신문  ansam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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