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상록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김 현



지난해 6월 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 한 분이 토로하는 고충을 얼마 전에 들었다. 보다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기 위하여 열심히 일해 보겠다는 꿈을 갖고 출마하여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당선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역 내에 무슨 행사가 그렇게도 많고 경조사가 많은지 수시로 청첩장이나 초청장이 오고 사람을 시켜 은근히 참석이나 찬조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그는 남다른 재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일이 인사치레를 할 수도 없어 공식적인 행사 등에만 찬조금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어쩌다 빈손으로 참석할라치면 행사 주관자들이 노골적으로 섭섭한 표정을 나타내어 민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다.



이는 비단 이 지방의원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등 각종 공직선거의 입후보예정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들이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부패사건에 연루되어 낙마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깨끗한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해 주기를 바라는 우리의 소망은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곤 한다. 그런데 부패사건들을 들여다보면 일부 정치인들의 사리사욕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정치활동을 함에 있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명예도 좋다지만 재산이 많든 적든 자기 돈을 쓰는 데 아깝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자기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돈을 쓴 사람은 결국 그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든 받아 내려고 할 것이고 이것이 곧 부패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제거하고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선거법으로 정치인의 상시제한행위를 규정하고 있어 축.부의금이나 찬조금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인으로 하여금 법을 위반하라는 것과 같다.



그 동안 정치인들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와 언론 시민단체 등의 노력으로 정치인이 경조사 및 행사에 금품등을 제공하는 행위가 많이 줄어들기는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유권자들은 자기가 주관하는 행사에 정치인들이 참석하고 축하화환이나 찬조금 등을 보내와야 자기 체면이 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자기의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정치인에게 청첩장 초청장을 보내는 사례가 많아 건전한 정치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부터는 정치인들이 일을 잘못하고 부패하였다고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먼저 변하자. 정치인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도록 감시하고 보호하면서 공익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희생하며 일하는 그들의 명예를 우리가 지켜 주기로 하자. 정치인들이 각종 행사에 얼굴 내밀기로 인한 시간 부담과 행사찬조금이나 축.부의금에 대한 부담감으로부터 해방되어 맡은 바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유스럽게 어느 곳에서든 빈손으로 주민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를 우리가 조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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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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