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3기의 인사행정을 놓고 '합리성' 여부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공직내부의 인사행태에 대한 공정성 시비 못지않게 일부 산하단체의 인사배치 역시 다분히 '정략적'이며 '정치적 논리'에 치우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치단체장이 바뀔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른바 '측근에 대한 자리보전' 시비는 능력이나 자질에 대한 검증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개인적 친분정도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병폐를 안고 있어 산하기관 등의 인사과정에도 공개적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증과정없는 측근배치=지난달 21일 열린 청소년수련관 창립총회는 정실인사의 단면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애초 합법적인 선임절차를 밟기도 전인 지난 5월부터 시장이 J씨를 관장으로 '낙점'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더니 이날 이사총회는 이같은 소문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는게 이사들의 전언이다.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그동안 산하기관 인사에 있어 전문가 공개채용 방식을 끊임없이 주문해 왔지만 창립총회에 참석한 송시장은 인사말에서 "J씨로 내정한 것에 대해 이사들의 양해를 바란다"며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사실상 관장선임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선3기 들어 낙하산식 인사 시비는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이미 테크노파크 노인복지회관 체육회 생활체육협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등 많은 산하단체 인사에 정치적 이해관계 등에 따른 퇴직공무원 재취업 관행이나 측근인사 배치가 비판의 도마위에 오른 바 있다.



문제는 산하기관의 정실인사는 곧바로 그 기관의 전문성이나 경영에 있어 부실과 관리부재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따라서 운영방식이나 효율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절차 없이 선거과정이나 친분정도에 따른 '정략적 배려' 차원의 외부인사 등용은 시민은 물론 공직사회내에도 행정행태에 심각한 불신감을 키울 위험성이 크다.



지방행정 불신감만 팽배=안산시 공무원노조가 지난달 발표한 공직자 의식조사 결과는 이같은 불신감의 심각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6급이하 중하위직 공무원의 66%가 인사행정에 불신감을 나타냈는데 불공정 이유로 정실인사의 폐해를 꼬집은 답변이 24.5%에 달했다.



또 안산지방자치개혁연대가 공무원과 여론주도층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공무원의 35.8% 여론주도층의 52.7%가 인사정책의 잘못을 지적했다. 인사정책이 잘된다는 응답은 공무원 내부에서조차 단 14.8%에 그쳐 상대적으로 민선3기의 인사행태에 불신감이 팽배해 있음을 보여줬다.



상당수 공직자와 행정전문가들은 측근인사 행정의 폐해로 독선적 시정운영을 경계한다. 자의적 인사정책과 일방적이고 지시형 행정행태는 행정의 민의참여적 순리를 뒤엎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산하기관 등의 인사에도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반드시 전문가를 공개채용하는 '순리적인 인사행정'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행정연구원 이광희 수석연구원은 "단체장의 권한과 영향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인사와 행정의 투명화는 지방자치 개혁의 첫 단추"라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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