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차례에 걸쳐 와덴해 연안 세 나라의 방문객센터들을 방문하고 그 여행기를 소개하였다. 독자들은 “그 많은 방문객센터를 왜 갔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을 것이다. 그리고 와덴해라는 고유명사가 한 회당 수차례 등장하는데 이 바다에 대해서는 왜 소개하지 않는지에 대해 의아해할 것 같다.

앞으로 네 차례 정도는 와덴해와 여행 이유를 나름대로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와덴해(Wadden Sea)는 영어 표현이다. 이곳은 어떻게 보면 유럽의 서쪽 바다, 북해의 일부다. 하지만 외해와 확연히 다른 바다 습지가 있다. 이곳은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모래 섬인 프리지아 제도(Frisian Islands)들과 육지 사이의 아주 얕은 바다와 광활한 조간대가 존재한다. 바로 갯벌 바다 와덴해다. 덴마크어로는 Vadehavet, 독일어로는 Wattenmeer, 네덜란드어로는 Waddenzee라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20∼30여 년 전 한국에서는 습지 문제가 사회 담론 중의 하나였다. 습지 중에서도 연안 습지인 갯벌의 개발과 보전으로 나라 전체가 나뉘어 논쟁을 벌일 때였다. 때마침 국내외적으로 습지의 중요성이 강조될 시대였고, 국내에서는 시화지구와 새만금 등 대단위 간척사업이 이루어질 시기였다.

당시 갯벌 연구를 하던 필자 처지에서 현실적인 해답을 찾아 정부에다 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유럽의 와덴해 지역이 갯벌 보전과 복원에 큰 성과가 있고, 더불어 네덜란드 연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간척지역이 있어 와덴해 방문은 숙명적 당면 과제였다. 처음 덴마크 남쪽 습지 복원지역을 찾았을 때 받았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다. 람사르 총회에서 만난 덴마크 출신 유럽 대표 습지 복원전문가의 소개로 코펜하겐에서 있는 조류학회들의 안내를 받아 찾았었다. 이후 다섯 차례를 더 방문하였고, 그중 한번이 방문객센터들을 찾아간 여행이었다. 어떤 독자는 ”해답을 얻었는가?’라고 물을 수 있다. 답은 “그렇다.”다.

 와덴해는 세계에서 보호되는 가장 큰 갯벌로서 모래와 펄 갯벌이 사구와 염습지 함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거대한 규모와 다양함을 가진 퇴적 해안인 것이다.  작은 강들의 존재와 해수면 상승에다 복잡한 온대 기후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지형을 가진 섬들, 갯벌, 염습지, 사구가 발달한 지구상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도 한다. 현재의 갯벌은 대부분 일종의 간척사업 결과다. 해안 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줬던 해일과 폭풍을 막아내기 위해 제방을 쌓고 그 앞쪽에 갯벌을 만들고 다시 전면에 제방을 만드는 것을 반복하면서 수백 년간 안전한 육지와 농지를 확대해왔었다.

비록 인공적으로 확대된 갯벌이지만 자연과 같이 잘 유지 보전하고 있어 지금 그곳의 생태게를 자연 생태계로 취급할 정도이다. 따라서 덴마크 에스비에르 시 근처 호 만(Ho Bugt)에서부터 독일을 거쳐 네덜란드의 텍셀섬 인근의 덴 헬더(Den Helder)에 이르기까지 이 광대한 구역을 각국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였다. 1986년에는 생물권보전지역으로도 등록되었고, 200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the World Heritage) 목록에 등재되었다.

   세 나라의 연안을 따라 500km 이상 뻗어 있는 와덴해는 지난 8,000년 동안 진화해 온 지형학적으로나 진화론적 측면에서 매우 젊은 생태계다. 조석 활동을 통해 형성된 넓은 갯벌로도 유명하며 수많은 동물, 조류들, 식물들이 자생하여 생물다양성이 높은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러 곳의 육지, 해양, 담수 환경 사이의 수많은 전이와 완충 구역을 포함하고 있어서 서식지가 아주 다양하여 까다로운 환경 조건에 특별히 적응 한 종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는 철새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간주한다.

그 중요성은 동대서양 이동 경로(East Atlantic Flyway)상의 맥락에서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 유라시아 철새와 물새의 보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철새를 위한 다른 주요 지역과도 생태적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있다.  이 특별한 공간에서는 최대 610만 마리의 새가 동시에 서식 활동을 할 수 있으며, 매년 평균 10∼1,200만 마리의 새가 이곳을 통과한다. 

높은 먹이의 가용성과 낮은 수준의 방해 요인은 철새들이 찾는 안전 서식지의 필수 조건이다.  더군다나 중간 기착지는 높은 생물다양성과 생물량이 있어야 기착하는 동안 영양 보충이 가능하다. 바다이자 습지인 이곳에는 2,300여 종의 동식물이 보고되었으며, 주변 해양까지 포함하면 2,700종이나 된다고 하였다. 이 가운데에는 30여 종의 육상 조류가 포함된다.

단세포 생물, 식물, 균류까지 더하면 전체 생물 종 수는 최대 10,000여 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연 생물 생산성이 높을 수밖에 없고 그 수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 중 하나이며, 어류, 갑각류와 조류의 개체 수에서도 이를 잘 입증되고 있다고 한 보고서는 적었다.  또한, 야생 조류의 서식지이자 서로 연결된 생태계라 국경을 초월하여 유지된다.  세 나라가 협력을 하여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987년부터 시작된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는 ‘삼자 와덴해 협 (the Trilateral Wadden Sea Cooperation:TWSC)’의 지침은 ‘자연 과정이 방해받지 않고 진행되는 자연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가능하게 성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협력 목표를 갖는다. 와덴해를 공동의 정책과 관리를 통해 하나의 생태적 독립체로 보호하고 보전한다. / 효과적인 보호와 관리를 위한 기초로써 국가와 지역 당국 그리고 과학 기관이 협력하여 와덴해 생태계의 질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한다. / 보호,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다른 해양 사이트들과 국제적으로 협력한다. / 인식증진 활동과 환경 교육을 통해 와덴해의 보호에 대중들이 참여한다. / 자연과 문화적 가치와 관련하여 와덴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한다. 이러한 협력체계 아래 현재 생태적 상태를 기술하고 평가하는 ‘와덴해 질적 상태 보고서(Wadden Sea Quality Status Reports: QSR)’를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보고서는 상태의 변화와 식별 가능한 원인을 파악하고,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분류하여, 유효한 평가를 한 다음 개선 조처한다.

와덴해 연안에는 약 370만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약 75,000명이 와덴해 구역 내에 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연간 8조 원에 가까운 관광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복해서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 관광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국립공원들이 관리 책임을 맡고 있지만 전 연안에 63개의 방문객센터가 관광객을 교육하고 안내를 하면서 이 독특한 생태계가 관광객 자신과 지구를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와 생태계서비스가 무었인지를 잘 이해시켜 주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진 1. 와덴해 지도. 빨간 선이 와덴해의 경계이며 회색 면은 조간대이고 실선은 국경을 나타낸다. 사선은 보전으로 위해 관리되는 구역이다.
사진 2. 전형적인 와덴해의 염습지와 갯벌의 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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