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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여행이야기<62>걷는 여행이 여행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 안산신문
  • 승인 2020.02.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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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길은 없다. 당신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여행을 하던 과거에 그 길을 걸었던 모든 사람 현재 걷고 있는 모든 사람이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당신과 함께 한다. 당신은 그 모두와 함께 걷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주의 법칙이다. - 류시화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걷는 여행이 여행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스페인의 북부 도시 빌바오(Bilvao)와 산탄데르(Santander)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 두 도시에서 가리비 문양의 길안내 표시가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이었다. 가리비 형태를 보는 순간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이 길은 스페인의 북부 해안 따라 걷는 길로 이룬(Irun)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Santiago de Compostela)까지 825km를 걷는 길이었다. 100km라도 걷고 싶었지만 결국 걷지 못했다. 야고보가 묻힌 이 특별한 도시로 순례를 가는 길은 보통 네 갈래 정도인데 우리가 잘 아는 내륙의 길은 프랑스 길(Camino Frances)이라고 하고 앞서 소개한 길은 북쪽 길(Camino del Norte)이라 한다. 물론 더 많은 길들이 있다. 프랑스 길은 피레네산맥의 프랑스 지역에서부터 출발하는 가징 인기 있는 약 790km의 순례길이다. 이렇게 스페인의 순례길을 소개하는 것은 이 순례길을 걸어본 어느 언론인이 고향 제주도에서 이와 같은 길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 길이 올레길이어서다. 올레길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일으켰다. 전국 방방곡곡에 새로운 걷는 길들이 열려 도시와 마을마다 길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에도 공사(?) 중인 길이 있어 이제 그 개수를 세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걷기 열풍은 걷기 여행 또는 도보여행을 관광의 한 분야로 굳건하게 자리 잡게 하였다. 그래서 ‘걷기여행’이라 네이버나 다음의 검색창에서 치면 수많은 여행 상품과 여행 후기들이 줄줄이 뜨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무위키’에서는 도보여행을 트래킹이라고 하지 않고 트레일 이라고 정의를 하여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좀 더 따져 볼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두 용어가 혼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 포털(koreatrails.or.kr)’을 운영하였다. 최근까지 매달 걷기 좋은 길을 선정하여 추천하였다. 2016년에는 한 일간지(중앙일보)가 ‘대한민국 10대 걷는 여행길’을 소개하였었다. 물론 제주 올레길이 포함되었고, 북한 둘레길, 괴산의 산막이길, 안산 대부도 해솔길 등이 포함되었었다. 선정 전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걷기 여행길 100곳 중 10곳을 고른 것이었다. 또 지역적으로 골고루 분배했다. 2013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걷기여행길 포털은 전국 540개 트레일, 1360여 개 코스의 정보를 구축한 국내 최대의 트레일 포털사이트였다.
   걷는 길은 처음에는 기존 있었던 옛길을 잇는 것이 주였다. 특히 산촌이나 해안지역에서는 지역 특성상 이웃 마을까지 차가 다닐 만한 길은 없는 경우가 흔해서 사람 한두 명이 겨우 다닐 정도의 좁은 길이 여러 곳에 있었다. 이 길을 잇는 것은 문화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소통과 교류의 통로였다. 경북 안동지역 옛길은 옛 선비들이 걷는 길이었고, 올레길도 옆 마을 가는 길이었다. 그래서 시골 마을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도시민들에게 향수를 느끼게 하고 휴식과 치유의 길이 되기도 하였다. 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자 전국 지자체들이 수많은 길을 양산하였다. 대구에서는 도심의 골목길도 찾아내어 골목길 투어 만들어 그 일곱 개 코스를 홍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런 옛길이 없거나 지나치게 짧고 이미 사라진 경우에는 새롭게 조성하였다. 이렇게 생긴 길은 대부분 자연 훼손의 시비가 일었다. 참 아름답게 평안한 길이 많은 반면에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양산하는 길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크게 험한 길이나 긴 길은 거의 없다. 대개 하루에 소화를 할 수 있도록 구분되어 있고, 당일에 숙소에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이라 걷는 여행이라 하면 당일 여행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길을 선정할 때 인위적으로 조성될 길보다 오래된 길이나 자연이 잘 유지된 경관이 좋은 길을 선택하길 권한다. 여러 명이 어울려 갈 때는 숲길인지 산을 오르내리는 길인지 들판이나 해안길인지를 구분라고 쉴 곳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걸음이 늦은 참가자를 고려한 길이어야 한다. 걷는 길에는 보통 다양한 연령층이 부담 없이 참여하므로 안전과 도보 시간을 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걷는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혼자 하는 여행이다. 누군가가 걸었던 길이었으므로 혼자지만 어쩌면 혼자가 아닐지도. 그러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일에 대해서 반추해보며 대화하고, 새로운 마음 다짐하며 다른 이들을 용서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신이 바로 길벗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걷는 이도 마음의 평안을 얻기도 한다. 최근 건강과 연계하여 걷는 여행이 많아졌다. 걷기와 건강은 여행에서 가장 잘 결합된 최신 트렌드처럼 보인다.
   걷기 여행에서는 편한 신발이 우선이다. 지나치게 편한 것을 찾더라도 아주 얇은 운동화나 샌들은 피해야 한다. 돌이 많은 길에서는 발을 지나치게 피곤하게 하고, 샌들은 끈이 끊어질 경우 대책이 없다. 겨울에는 당연히 방수가 되는 등산화가 좋다. 그런 다음 여행자가 다음과 같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떠나야 한다. 길에서 다른 만난 다른 여행자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 에티켓을 지키고, 길 주변의 살아있는 동식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지역 문화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언제든지 떠나면 된다. 자주 걷는 여행자는 가지고 다니는 배낭에 모자와 수건, 기본 세면도구, 두툼한 점퍼와 얇은 비옷 그리고 무릎 보호대와 통증이나 상처에 바르는 연고나 일회용 밴드 그리고 여분의 양말 한두 켤레, 수첩과 필기도구, 텀블러를 넣어두면 편하다. 여행 후 교체하거나 세탁해 다시 잘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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