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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여행이야기<68>우리 도시 내에서 생태관광을 떠나볼까?
  • 안산신문
  • 승인 2020.04.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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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현대인의 요람이자 무덤이며 인간의 손으로 창조한 소우주이다. 그렇기에 도시의 역사는 곧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며 도시의 풍경을 오랜 시간 퇴적된 인류 역사의 표상이자 인류 문명의 적층이기도 하다. - 최재정의 ‘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에서 인용-
  

도심 아파트 주변에도 얼마든지 걷기에 좋은 거리들이 있다. 물론 사진처럼 널찍하지 않아도 된다. 제비꽃 몇 송이가 피어있는 도심 골목길은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다. (경기도 안산)

 우리 도시 내에서 생태관광을 떠나볼까?


   ‘사회적 거리’가 화두인 나날들이다. 계속 집에만 있기도 힘들다. 더구나 자가격리자가 아니라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럴 수도 없을 때 우리 도시의 이곳저곳을 걸어서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다녀보면 어떨까? 물론 다수가 움직이면 안 되고 혼자 아니면 두 세 명 정도가 적당하다. 스마트폰은 누구나 있을 테고, 작은 노트 하나에 물 한 병을 넣을 작은 배낭이나 어깨에 걸치는 가방까지 준비하면 완벽하다. 마침 지난주 필자의 연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이야기’의 주제는 걸을 수 있는 도시였다.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의 저자 제프 스펙(Jeff Speck)은 머서 서베이(Mercer Survey)의 조사에서 인용하면서 살기 좋은 도시 상위 50위권 안에는 자동차 의존적인 도시는 없다고 단언하였다. 그리고 10위권 내의 도시들은 걸어 나닐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하였다. 대개 도심의 밀집도가 높은 도시들이다. 그래서인지 젊은 사람들은 다양한 일을 하면서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는 도심을 가진 집적 도시를 선호한다. 물론 걸어서다.
   여러분이 거주하는 도시가 좋은 도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한번 걸어서 집밖을 나서보라.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공원이나 개천이 있다면 좋은 도시로서의 기본을 갖춘 셈이 된다. 걸어 갈 수 있는 곳에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상점이나 문화 거리까지 있으면 더 좋다. 그래서 몇 km를 걸어 짧은 여행을 하면 그것이 도시 속 생태여행이라 해도 무방하다. 꼭 자연이 잘 보호된 외딴 곳의 자연보호지역이나 유적지를 가지 않아도 된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중관광은 자연과 지역 문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지구환경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사실들이 속속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속가능한 산업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관광으로 인한  나쁜 영향들은 자연지역이나 오래된 전통 문화가 남아있는 작은 시골마을에서도 일어났다. 자연을 훼손하고 지역 문화를 폄하하는 일들이 생겨 지역사회와 갈등 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관광산업은 확대되고 최근에는 인기가 있는 관광지에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까지 나타나고 환경적으로 민감한 관광지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비록 세계생태관광협회 등이 생태관광을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 주민의 복지를 향상하는 자연 지역에서 하는 책임 여행" 등으로 정의하고는 있지만 자연과 문화를 즐기고, 그 수익이 지역에 도움이 된다면 장소는 무관하다는 것이 최근의 생태관광의 흐름이다. &#160;그 목표만 같다면 여행지가 도심이라도 상관이 없다. 이렇게 볼 때 도시 생태관광은 ‘도시에서 점점 더 넓어지는 녹지나 문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생태관광’인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앞의 글에서 짐작하겠지만 도시 생태관광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160; 자연에서는 생태관광이라 하더라도 종종 &#160;방문객을 수용하는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해야 하는데 보통의 도시라도 시설들이 많이 존재하고, 생태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인적자원도 충분하다.

미술관은 미술작품을 전시하거나 보관·관리·연구하는 곳이지만 그곳에서 도시의 역사나 작가들의 인생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도시나 미술관은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이 축적된 곳으로서 공통점이 있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 정문규미술관)

지난해 모스크바시를 여행한 바 있다. ‘스마트와 지속가능한 도시’라는 비전으로 ‘깨끗하고 푸른 모스크바’를 지향하면서 숲의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2013년부터 시작하여 95,000그루가 넘는 나무와 2백만 그루가 넘는 관목을 심어 도시의 나대지 50% 이상을 녹지화 하였다. 그 결과 도심에 공원이 늘어나고 아름다워지면서 도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자 외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2017년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광지 일곱 곳 중의 하나가 되는 등 많은 관광 관련 상을 받았다. 그래서 그 현장을 여행하고 싶었는데 마침 다른 일행들은 이미 다음 여행지로 떠난 상태라서 혼자만의 도심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도심의 공원지역과 모스크바 강 주변 그리고 트레티야코프 미술관(Tretyakov gallery)까지 약 4시간을 걸어 다녔다. 필자가 모스크바 시민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편안할 정도로 쾌적하고 안전하였다. 걷다 약간 힘들면 쉬고, 어떤 쉴 곳에 있는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며 모처럼 여행지에서 여유를 즐겼다. 도시 공원의 나무와 그 속에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사색에도 잠겼었다. 시심이 충만해지기도 했지만 시를 완성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자체로 행복했다. 미술관은 러시아에 대한 필자의 편견을 완전히 바꾸었다. 작품 속에는 축적된 러시아인들의 생활이나 사상이 들어 있었고, 자긍심까지 옅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관광이니 차도 마시고 책도 샀으니 지역 경제를 위해서 조금은 기여를 하였다.
   여러분들이 사는 도시의 도심을 여행하더라도 주머니에 약간의 돈을 들고 나가길 권한다. 지역 상가나 포장마차 등에서 소비를 하려면 필요하지 않겠나. 생태관광도 산업이니 경제 행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열심히 걷기만 했다면 건강만을 위한 운동이고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는 자세를 가져야 비로소 여행자가 된다. 여러분들이 시내 거리를 자주 찾아 걷는다면 정치인들도 걷기 좋은 거리를 더 만들고 그러다 보면 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도심 생태관광이 중요한 이유다. (내용 중 일부 문장은 필자의 다른 연재에서 옮겨왔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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