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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81>강을 바라보며 상쾌함을 느껴보자.
  • 안산신문
  • 승인 2020.08.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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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길을 걷다 보면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 지금은 아름다운 수변 길들이 많아져 소수의 인원이 당일로 다녀올 길들이 많다. (충북 괴산)

 ‘한강은 흐른다. 산과 들 사이길로 복숭아 진달래 꽃망울 터뜨리며 오늘도 무지개로 소리없이 흐른다. 한강은 흐른다. 논과 밭 사이길로 청보리 무배추 파랗게 물들이며 오늘도 비단길로 말없이 흐른다. 눈보라 휘날린들 멈출 수 있으랴 폭풍우 몰아친들 돌아갈 수 있으랴 흐르고 흘러서 영원이리니 대양에 이르러야 우리인 것을. 한강은 흐른다. 마을과 도시를 지나 저마다 생의 등불 환하게 밝히면서 오늘도 은하수로 묵묵히 흐른다.’ - 오세영의 시 ‘한강은 흐른다’ 전문 -
  
   강을 바라보며 상쾌함을 느껴보자.

   이따금 우리나라에 산다는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산과 강이 전국 어느 곳에나 산재해 있으니 말이다. 산과 골 깊은 지형이 많으면 물길도 많게 마련이고, 실핏줄 같은 물길들이 모여들어 바다로 나가는 큰 강이 된다. 강물이 섞이는 바다는 땅의 기와 영양분을 받아 풍요로워진다. 또 ‘강이 젖줄이다.’ 하는 생각도 늘 한다. 벌써 15년이 되었나 보다. 이제 4선 의원이 된 한 의원이 주도했던 ‘4대강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여 강 길을 여러 번 함께 걸은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강을 다시 보게 되었고, 강에 대한 평소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산과 강이 문화권을 만들고, 크지 않은 우리나라 국토를 다양한 환경으로 구성하게 했다는 보고서야 깨달았었다. 이전에 한 번 더 좋은 경험을 했었다. 20대 후반에 한강 수계에 서식하는 조개 조사를 하였었다. 강원도 영춘과 평창 조사에서 크게 감동하였다. 영춘에서는 수려한 강과 숲 그리고 작은 마을이 함께하는 조화로운 경관을 보고, 평창에서는 수중에서 강 생태계를 직접 살펴보고 반했었다. 맑디맑은 수중에 상상 이상으로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수초들과 자갈로 구성된 서식지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은 내게 환상적인 수중 풍경을 제공해 주었었다. 아직 두 곳의 기억이 소중하게 남아 있어 강을 가슴속에 잘 간직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시 ‘한강은 흐른다’를 가곡으로 작곡한 친구 교수는 자신이 어린 시절 행주대교 근처 한강 변에 살아서 참 좋았었다는 말을 자주 들려주었다. “그 시절이 웅어가 많이 잡혔고 동네 사람들이 웅어회를 즐겼었지” 하면서. 그는 고향 땅인 강변 농장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남다른 추억을 가지고 살고 있다. 몇 년 전 어느 날 그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우리 강에 웅어가 돌아왔다며 농장으로 빨리 오라고 하였다. 웅어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밴댕이와 전어 느낌이 약간 있었는데 맛이 좋았다. 친구가 말한 내용과 인터넷에서 나온 것을 섞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웅어는 멸칫과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산란을 위해 4∼5월에 강을 거슬러 올라오고, 6∼7월에 갈대밭에 산란한다. 예전 임금에게 진상했던 귀한 어류로 조선 말기에는 행주에 사옹원(司饔院) 소속의 ‘위어소(葦漁所)’를 두어 이것을 잡았었다. 하구역에 드넓게 분포하는 갈대군락에서 성장해서 갈대 ‘위(葦)’자를 써서 ‘위어’라고도 한다. 논산 강경에서는 ‘우여’, 의주에서는 ‘웅에’, 해주에서는 ‘차나리’, 충청도 등지에서는 ‘우어’라고 불린다.’ 그러니 고양시의 원주민들에게 웅어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화공학과 교수인 친구가 왜 강 노래를 작곡하려 했는지를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얼마후 이 곡이 인기 가곡으로 뽑혔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는 웅어 외에도 여럿 있다. 연어는 누구나 잘 아는 어류이고, 황어와 은어도 같은 소하성 어류(溯河性 魚類)로 우리 하천에서 쉽사리 찾을 수 있는 종들이다. 강에 따라 이들이 서로 달리 올라오는 이유는 산란 조건이 맞는 환경을 찾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 어류와 반대로 뱀장어처럼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가는 종도 있는데 이들은 강하성 어류(降下性 魚類)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작은 하천이라도 끼고 있지 않은 고장은 거의 없을 정도이다.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 영산강처럼 큰 강이 아니더라도 강으로 불리는 곳이 많다. 진주의 남강처럼 지류를 빼면 새만금 지역의 만경강과 동진강 그리고 고창의 인천강, 장흥과 강진 사이를 흐르는 탐진강, 울산의 태화강이 있다. 제법 큰 하천이지만 ‘천’이란 이름으로 흐르는 강도 보성의 벌교천, 아산만으로 흘러드는 안성천, 역시 같은 만으로 유입되는 삽교천 등이 있다. 최근엔 수변 개발이 잘된 곳이 많아 카페나 빵집 그리고 맛집들이 강변을 따라 많이 들어서 있다. 가까운 강으로 가 하루를 우리의 강의 보고 오면 어떤가?

골이 깊은 산에서는 물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맑고 깨끗한 물이 있는 계곡을 만나게 된다. 이런 곳에서는 여러 곳을 다니지 말고 한 곳에서 하루를 보내면 힐링되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다. (경기도 가평)

과거 교통이 불편하고 우리 국민의 소득이 적었던 시절에는 강에서 수영하였고, 여름이면 강이 대표적인 국민 피서지가 되었었다. 지나친 개발로 강들이 오염되거나 강 하구가 강어귀둑으로 막히자 언제부턴가 그러한 여름 풍경이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강이 다시 살아나자 강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아무래도 바다보다는 강이 상대적으로 가깝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강과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 많이 생기고 있다. 여러 지방정부뿐 아니라 중앙정부(환경부 등)도 강 따라 걷는 길을 새롭게 개발할 정도이다. 이런 길을 보통 리버 트레일(river trail)이라 한다. 트레일의 뜻은 ‘포장되지 않은 길’이나 ‘하이킹을 할 때 걷는 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리버 트레일을 굳이 우리말로 바꾼다면 ‘강변 길’이라고 해도 좋다. 지금은 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트레일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강이 있는 곳이라면 대개 걷는 길이 있고 안내 지도까지 갖춘 곳들이 많아 편리하다.
   강으로 가는 여행에서는 역시 가벼운 복장으로 가되, 카페나 식당을 찾아 자동차로 드라이브하는 경우와 강변 길을 걷는 경우를 구분하여 준비해야 한다. 선택에 따라 복장과 준비물은 차이가 나서다. 걷는 여행일 때는 코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땀이 많이 흐르기도 하고, 갑자기 땀을 식혀야 할 때도 있으니 점퍼나 여유분 얇은 속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등산보다는 가벼운 여행이나 구간을 잘 선택하여 지나치게 오래 걷거나 계곡을 따라 높이 오르내리는 코스는 주의가 필요하다. 드라이브라면 준비물을 조금 여유 있게 가져가도 좋으나 먹는 것은 반드시 현지 음식을 사서 먹는 것을 권한다. 지역에서의 경제 행위는 생태여행객이 지켜야 할 사항 중 하나다. 운이 좋으면 ‘웅어회’와 같은 흔하지 않은 지역 음식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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