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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89>우리 동네 역사를 찾아 가보기
  • 안산신문
  • 승인 2020.11.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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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옛사람들이 살았던 거주지도 때론 역사여행의 좋은 목적지가 된다. (전라북도 전주)

오늘도 어제가 될 것이고 / 내일도 어제가 될 것이니, / 종국에는 모든 삶은 어제가 될 것이다. / 나는 과거의 어느 순간에서 / 미래의 어느 순간까지를 살고 있다. / 한치의 공간도 허락치 않는 수많은 점들이 /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달려가는 / 하나의 직선 위 / 나는 그 어느 선분만큼은 살아갈 뿐이다.  ” - 윤순천의 시 ‘역사’ 중 일부분 인용 -
  
   우리 동네 역사를 찾아 가보기

   여전히 정부에서는 가까운 곳에 소수의 인원이 다니는 여행을 권장하고 있다. 어쩌면 여행의 의미와 진정성만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다수보다는 소수 그리고 먼 곳보다는 내가 사는 지역의 이곳저곳을 찾아 가보는 여행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미가 없다고 할지도. 재미와 설레는 흥미만 충족한다면 지역에 있는 역사나 문화유산 또는 성지 등도 여행지로 생각하고 가보면 어떨까? 때로는 재미와 흥미는 장소보다는 해설자의 역량에 더 달려 있기도 하다. 그동안 생태관광(또는 지속가능한 관광)에 중점을 두고 연재를 추진하다 보니 문화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연에 비중을 더 두었었다. 현재의 개념에서 보자면 생태관광이나 여행에서 문화는 자연 만큼 비중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이 거주하는 도시나 지역에도 여러 여행 목적지가 있게 마련이다. 의미 있는 역사적 장소나 유적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이란 없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곳을 찾는 여행을 보통 역사여행 또는 문화유산 여행이라 한다.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진 역사적 유적을 관광하고, 지역 역사박물관에서 소장한 유물, 예술, 문학 유적 등을 통해 과거에 지역 사람들이 남긴의 유산과 기록들을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물론 목적지에서 숙박하고 전통 요리를 맛보는 것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인기 있는 많은 역사문화 유적지에서는 대개 관련된 인프라와 안내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다. 유명 관광지가 대체로 그렇다. 그러니 쉽게 상상이 된다. 유럽의 웅장하고 화려한 궁전이나 성과 같은 건축물, 특히 로마의 콜로세움 등,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등 생각하면 역사여행에 대한 설명이 이해될 것이다. 당연히 긴 역사를 가진 오래된 나라일수록 강점이 더 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행사가 해온 대부분의 해외 대중 여행은 역사와 자연 여행이 결합한 것이어서 역사여행만 별도로 한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역사여행만의 매력을 모를 수도 있다. 성지 순례나 전쟁터를 방문하는 경우도 역사여행의 범주에 속한다. 예를 들면 양구의 한국전쟁 유적지인 ‘펀치볼’로 더 유명한 해안분지 방문 등.
   마침 어제 한 친구와 ‘안산향교’에 대한 이야길 나누었다. 향교란 조선 시대 공립 학교다. 그러므로 지역에 향교가 있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에겐 큰 자부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일제 강점 초기에 향교 건물은 잠시 초등학교(당시 보통학교)의 교실로 쓰이기도 하였다. 안산초등학교의 최초 건립 시기는 1889년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중의 하나다. 1944년에는 일제의 한 군 한 향교 정책에 따라 과천향교와 통합되었다. 이후 향교 터는 한 재벌가가 선영으로 썼다가 최근에 시에서 구매하였고, 현재 복원 중이다. 이웃한 곳에 안산 읍성도 복원 중이고, 3.1운동 터인 비석거리도 있으니 하루 정도 걸어 여행하기에 적합한 좋은 여건을 가졌다. 더군다나 아직은 국방부 소유한 부지에 있어 출입이 자유롭지 않지만, 안산 최초의 사찰인 원당사 터도 향교 뒷산인 수리산 중턱에 있다. 또, 단원 김홍도와 그의 스승 강세황이 함께 그럼을 그렸다고 추정되는 장소도 가까이에 있다. 좋은 해설자만 만나면 안산시민들에겐 재미있는 역사를 배우며 하루를 보낼만한 곳이 될 것 같다.

전쟁은 많은 역사적 유적을 남긴다. 서독과 동독 사이에 있었던 장벽은 이젠 과거 냉전 시대를 기억하게 하는 유적지로 관광객을 맡고 있다. (독일 베를린)

   유럽, 특히 영국에서 17세기 중엽의 유행했던 그랜드 투어(grand tour,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상류층 귀족 자제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돌아보며 문물을 익히는 여행)의 초점은 유적과 문화였다. 이후 과거의 문화, 즉 역사는 여행의 주요 주제가 되었다. 문화 명소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문화유산에서부터 지역 정체성을 뒷받침하는 안산향교와 같은 장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관광에 중요하게 이바지한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문화유산과 예술은 오랫동안 관광지의 중요한 매력물 역할을 해왔다. 이들 관광자원은 문화와 예술 그리고 역사에 관심을 가진 여행자를 유치하기 위한 필수적인 마케팅 도구로 쓰이고 있다. 일부 학자들에 따르면, 역사 관광은 관광객들의 취향에 따라 전문 분야에 따라 전문성이 강화되고 세분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역사 탐험, 문화 체험, 고고학 및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추구하는 관광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문화유산 관광은 때로는 종교적 이유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지에서 산업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생태관광에서 권하는 것처럼 역사여행이 관광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경제 사회적 영향을 미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지역 정체성을 확립 강화되어서 관광자원인 문화유산을 지역 사회가 더 잘 보존하는 선순환 과정이 된다. 역사 유산을 도구로 주민들 간의 화합과 이해를 촉진하며 관광의 가치를 새롭게 한다. 이렇게 되면 문화유산 중심의 역사 관광은 관광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충족되어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다. 그동안 알고는 있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우리 동네 역사 유적과 기록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가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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