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훈(시인 목사) -
뒤돌아보지 말고 떠나자
지난해의 태양은 이미 저물었다
잘한 일들은
교만하지 않기 위해 잊어버리고
부끄러운 일들은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묻어버리고
아직은 우리가
유흥을 탐하고
헛배부름으로 과시할 떄가 아니다
다시 한번
허리띠 든든히 매고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한 손에 책을 쥐고
한 손에 연장을 들고
땀과 물과 피를 쏟을 때이다
일찍이
사치와 허영과 교만과
편견과 나태함과 안일은
자신과 공동체를
가난과 파멸로 끌고 갔다.
시방
우리의 살길은 하나
모두는 우리의 자리로 돌아가
성실을 식물로 삼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때
하늘은 우리를 도와
수고의 열매를 거두게 하리니
다시 한번 사람 살맛 나는 세상이 되어
이 땅을 풍성한 낙토가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주저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 뜨겁게 서로 손을 잡고
위대한 역사를 기대하며
위대한 역사를 심자
뒤돌아보지 말고 떠나자
새해의 태양은 이미 떠올랐다
<고훈 논설위원님 webmaster@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집]제20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news/thumbnail/202404/49000_30713_442_v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