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장애가 될 수 있는데…

- 박 규 채 광운대학교 교수 -



요즘 장애인 얘기가 화두로 뜹니다.

1930년대 미국에서는 대공황의 소용돌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미국의 32대 대통령에 당선된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아실 겁니다. 그 사람이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미국은 역경을 이기고 살아남을 것이다. 번영을 이룰 것이다. 경계해야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미국 역사상 단 한 번밖에 없는 4선 대통령 그는 대공황으로부터 미국을 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민주주의의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장애인이었습니다. 서른아홉살 그 한참 나이에 척수성 소아마비를 앓아서 하반신이 부자유스럽게 된 것입니다.



그는 신체장애의 역경을 극복했으면서도 자신이 장애인이란 사실은 숨기고 싶어 했습니다. 바로 당시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지금 워싱톤 포토맥 강변에 5천2백만 달러를 들여 건립한 루스벨트기념비도 그의 생전의 뜻을 존중해서 신체장애를 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신체장애자협회에서는 루스벨트의 신체적인 조건을 정확하게 묘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사회적 목소리가 달라진 것입니다. 오늘날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도 많이 변했습니다.



누구든 언젠가는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언젠가는 장애아의 부모가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이 많이 보편화된 것입니다. 장애아 부모들의 눈물겨운 사연들이 내 사연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가끔씩 전해지는 장애인들의 인간승리에 감동적인 박수를 보내기도 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수준 높은 배려가 질 높은 사회라는 공감대도 넓어졌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편견은 줄었지만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투자는 여전히 동정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동정이 아닙니다.



몇 년 전에 뇌성마비아로서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반장에 선출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친구가 뭐라고 말했는지 아십니까? “남보다 10배 더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어요…”였습니다.



정상인은 아니 비장애인이라고 해야죠. 비장애인은요 장애인의 잠재된 능력 앞에 겸허해야 합니다.



장애인들의 가장 큰 슬픔이 뭔지 아십니까? 기회가 동등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도 가고 싶은 학교에 갈 수 있고 일하고 싶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동등하게 주어져야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장애인들에게는 가장 큰 장애일 것입니다.



안산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지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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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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