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대 안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정파간 이해다툼'으로 치닫는 구태를 그대로 답습했다. 매번 선거가 정책적 대결보단 정략적 담합에 급급했던 것에 비춰보면 이번 의장단 선거 역시 그 파행이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의장단 선거가 '밥그릇 싸움'이란 비판을 받는 건 오로지 자리를 나눠먹기 위해 정파간 세대결이 야합과 이합집산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1~3대를 차치하더라도 현 4대 의회 역시 세다툼으로 개원의 막이 올랐다. 전반기 의장단 선거는 당시 민주.한나라 양당소속 의원간 표몰아주기로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상임위원장 선거 역시 2개 상임위가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혼전을 벌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 치러진 이번 후반기 선거 또한 소속 정당간 이해다툼 양상에서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7일 치러진 의장선거. '누가 적합한가'라는 '인물론'은 애시당초 사라지고 '어느 당인가'라는 '정파론'만이 당락의 갈림길이 됐다. 많게는 6~7명까지 출마자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흩어지면 패배다"는 정파적 이해관계 탓에 '단일화 카드'로 장동호.김송식 의원간 맞대결 구도를 만들어냈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양분된 반면 전체 22명 의원 중 10명이 소속된 한나라당계는 민주당계까지 끌어들임으로써 결국 장동호 의원이 과반수가 넘는 13표를 얻어 무난히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 안정권을 위해선 타 당 의원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양측간 보이지 않게 맺게되는 '밀약'이 엉뚱한데서 '내홍'의 불씨가 됐다.



장 의원을 의장으로 지원한 한나라당계가 민주당계 김창일.이대근 의원으로부터 지원을 약속받는 댓가로 '의장단 자리'를 밀약했는데 정작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 투표과정에서 이같은 '당론'과는 달리 상당수 이탈표가 발생해 이대근 의원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된 것.



이를두고 한나라당계 내부에서는 "지도부의 리더십이 문제다""내부 갈등만 키웠다" 등의 불협화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는 당선권인 과반수 확보에만 목을 매는 선거행태의 폐해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문제는 정파별로 후보를 내정해 놓고 이해득실을 따라 이합집산하는 이같은 행태가 결국 향후 의회의 제 역할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소적 요인이 된다는데 있다.



의회의 기능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그리고 시 예산의 적절한 통제와 배분에 있다고 보면 이를위한 안건 의결과정이 의원간 의견차 보다는 정파간 세대결로 양분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부의장과 3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정파간 대립각은 한치의 양보가 없었다. 8일 합의점을 찾지못해 밤 10시께 산회한 뒤 회기 마지막날인 9일 자정에서야 표결로 자리배치를 매듭지었다.



비한나라당계 의원 몫으로 분류된 의회행정위원장엔 전준호 의원이 경제사회위원장엔 한나라당계 지원을 받은 민주당계 김창일 의원이 각각 17표를 얻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반면 관심의 초점이 된 도시건설위원장은 한나라당계가 '당론'으로 지원한 민주당계 이대근 의원이 한나라당계 심정구 의원과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11표를 얻은 심 의원이 9표에 그친 이 의원을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결국 이번 선거과정은 "임기 2년을 남겨두고 무슨 욕심이 있어 지리한 감투싸움만 벌이는지 의회가 실망스럽다"는 촌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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