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95년 평균 1.5건에서 98년에는 2.5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2002년에는 3.5건으로 증가했다. 또 2000년 평균 14.6명 꼴이던 인구 10만명당 자살율도 2002년에는 19.1명으로 증가했으며 2003년에는 24명으로 급증했다.
아동학대도 2001년 2100건에서 지난 해에는 3800여건으로 증가했고, 가정폭력도 2000년 7만5700여건에서 2003년에는 19만5300여건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저출산과 핵가족화, 고령화 문제와 함께 이혼과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가족해체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해체된 가정의 70%에는 20살 미만의 어린 자녀들이 있고 이들은 대책없이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지만 가정을 잃고, 학교 밖으로 밀려난 청소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사회적 대책이 없는 것이다. 내가 거리의 아이들을 처음 만난 이후, 시청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는 아직도 진전이 없다.

“이 아이들이 부모가 없는 것도 아니고... 목사님, 이런 아이들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저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 제도상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2003년 청소년복지지원법이 새롭게 제정되었다. 그렇지만 청소년을 위한 대안가정이나 청소년공부방에 관한 조항은 손질 단계에서 빠져버리고 말았다. 아동복지법상에 설치하게 된 공동생활가정은 청소년을 위한 대안가정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지난 3월2일 초중등교육법 60조 3항에 대안학교를 ‘각종학교’형태로 법제화하는 내용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하지만 충분한 연구와 준비없이 애매한 내용으로 제정되어 위기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뒷받침하기보다는 입시전문학원을 학교로 탈바꿈시켜주는 법으로 작용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또한 건강가정기본법이 제정되어 이를 바탕으로 여성가족부가 출범하였지만 위기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가정은 이 법상에서도 가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문제를 담당하는 부처가 18-9곳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가정이 해체되고 학교에도 다닐 수 없는 청소년들을 책임지는 부처는 정작 한 곳도 없다.
지난 5월 2일 청소년정책을 전담하는 중앙행정기관인 청소년위원회가 공식 출범하였다. 문화관광부 청소년국과 청소년보호위원회로 이원화되어 있던 청소년업무를 통합하여 청소년정책을 총괄하게 된 것이다.
청소년위원회의 출범으로 가정이 해체되거나 학교를 중단한 위기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뒷받침이 되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위기에 처했기에 더욱 제도적인 보살핌과 섬세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건강가정기본법도 혈연가정의 해체에 따라 생겨나는 다양한 가정들을 포괄하는 내용으로 새롭게 제정되어야하며, 대안학교에 관한 법이나 청소년복지지원법들이 위기청소년들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보완되고 새로워져야한다.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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