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운동장 건립과정에서 일고있는 각종 의혹과 예산낭비 시비는 일단 오는 10월께로 예상되는 행정자치부의 안산시 종합운동장 투융자심사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게 됐다.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이 이 문제와 관련 일단 「시 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입장을 굳힌만큼 하반기 심사에서도 정부가 재검토 판정을 내린다면 공직내부는 안팎으로 거센 책임추궁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시민단체 입장=기자회견에서도 재확인했듯이 종합운동장 추진과정을 일관성 없는 행정절차에 따른 「실패작」으로 결론지었다. 설계업체와의 유착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실시설계비 38억원을 포함 결과적으로 수십억원의 혈세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는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이에따라 감사원에 재감사를 요구하고 10월 행자부 심사결과에 따라선 관련공무원 문책과 구상권 청구와 같은 적극적인 책임추궁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98년과 2000년 두차례에 걸쳐 감사원이 종합운동장 건립관련 감사를 벌인 바 있어 감사원 재감사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행자부가 제4차 투융자심사에서도 재검토 판정을 내릴 경우 관련공무원 징계와 예산낭비에 따른 구상권 청구 등 대응수위를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안산시 입장=개정된 지방재정투융자심사규칙에 따라 8월20일까지 행정자치부에 투융자심사 신청을 마쳐야 한다. 시는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부대시설 사업비 1천237억원으로 행자부에 투융자심사를 재신청 할것으로 알려졌다. 98년과 2000년 이와 똑같은 사업내용으로 행자부로부터 재검토 지시를 받았지만 당시 행자부가 재검토 사유로 지적한 가용재원 부족과 효율성 문제 등은 사업기간 연장으로 해소됐다는게 시 입장이다.



하지만 같은 총사업비와 사업내용으로 2 3차 투융자심사에서 각각 재검토 판정을 받은만큼 이번 4차 심사에서 쉽게 통과될 것이란 예상은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때문에 전 행정력을 동원해 행자부 「설득작업」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만약 4차 심사에서도 재검토 또는 부적격 판정을 받는다면 사업의 전면손질이 불가피하고 예산낭비에 따른 책임추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구장과 실내체육관을 사업내용에서 빼고 총사업비 규모를 줄여 행자부 심사를 신청했다가 감사원 지적을 받은 점도 적지않은 부담감이다. 외형적으론 심사통과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일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향후 전망=지난해 5~6월간 지방재정운용실태에 대한 전방위 감사를 벌였던 감사원은 안산시 종합운동장 건립추진에 대해 『행자부 심사과정에서 안산시가 사업비 규모를 축소보고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징계나 인사통보와 같은 관련자 문책은 비켜갔다. 또 지난해 11월 이와관련 시 답변서와 30명이 넘는 관련 공무원(전·현직 포함)의 조서까지 받아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외적 언급은 하지 않고있어 문책논란은 현재로선 일단 「휴화」상태다.



하지만 10월 행자부 투융자심사 결과에 따라서는 잠잠한 문책시비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높다. 감사원 재감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행자부 심사결과에 따라선 관련공무원에 대한 징계요구 목소리가 안팎으로 거셀 전망이다. 진상조사단이 외형적으론 감사원 재감사를 요구하면서도 내부적으론 행자부 4차 심사결과를 지켜보며 공무원 징계나 구상권 청구 등 대응수위를 조절하려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결국 종합운동장 논란은 적어도 10월까지는 「잠들지 않은 화산」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강형민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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