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리와 폭격소리가 가득한 전쟁에 피난민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었다.

“엄마! 아빠”



그 많은 피난민 속에서 큰 짐을 지고 엄마와 아빠를 찾으며 우는 아이가 있었으니… 바로 나였다. 전쟁통에 피난길에 올라 휩쓸리다가 부모님과 헤어진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전쟁이 끝난 후 한반도는 분단이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부모님은 북쪽에 살아계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소식을 들은 뒤 며칠 후 마침 남북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받는다는 말에 신청을 하여 부모님을 만나게 되었다.



“흐흑… 엄마… 아빠…”

“현수야… 엄마 아빠와 떨어져 있더라도 꼭 잘 살아야 한다…….”



「으악!」

‘아! 꿈인가? 휴… 정말 다행이야.



너무나 지독한 악몽이었어. 내가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꿈이라니…’

순간 몇 년전 TV영상을 통해 보았던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 뇌리를 스쳐갔다.



“흐흑… 형님… 정말 형님 맞으시죠?”

“그래 나다 아우야 흐흑…”



자다 막 깬 나의 귀에 기쁨과 슬픔의 감정이 실린 흐느낌 소리가 점점 커지며 들려왔다.

‘무슨 일인데 그러는 거지?’하는 호기심에 눈을 비비며 TV속 영상에 집중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들이 넓은 홀 안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흐느끼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 때 중개를 하는 아나운서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산가족 상봉의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말에 TV속 상황을 이해 할 수 있게 된 나는 TV브라운관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만약 우리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가까운 거리에 있더라도 전혀 만날 수 없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라고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런데 정말로 몇 년 후에 꿈으로 나타날 줄이야…….



‘짧은 시간이었지만 꿈속에서 느꼈던 감정은 정말 슬펐었는데 진짜 서로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가족이 보고 싶을까?’하고 이산가족의 입장을 헤아릴수록 통일에 대한 염원도 덩달아 깊어져만 갔다.



우리나라 이산가족수는 7백67만명이라고 한다. 실로 엄청난 숫자의 이산가족이 오늘도 떨어져 있는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매일같이 ‘함께 만나 지내는 그날’을 염원하고 있다.



언제인가 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전세계에 분단국가는 우리나라뿐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시끄럽던 우리반을 한순간 조용하게 만들었었다. 요즈음 세상물정 모른다는 청소년까지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 분명 남북통일은 모든 이의 염원일 것이다.



과거 사상의 차이와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는 자존심 따위의 싸움으로 분단되어 60년이 흘렀다. 그동안 대북정책으로 햇볕정책을 내세운 전 김대중 대통령의 성과로 인해 예전보다 북에 대한 인식과 남북의 사이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최근 인터넷 설문조사에 따르면 80%이상이 꼭 통일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50%정도가 통일의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답변한 결과도 나왔다. 통일이 어렵다고 대답한 이유는 먼저 통일한 나라들의 사례 때문인걸로 밝혀졌다.



현대에 들어서 통일한 나라중 대표적인 나라로 독일 베트남 예멘을 들 수 있다. 우선 예멘의 경우 민주통일은 하였으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이고 불안정한 통합으로 다시 분단될 위기를 갖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의 경우 통일 후의 새로운 정부가 국민의 호응을 받지 못해 다시 분단된 후 무력으로 통일되 공산주의가 되었다. 또 독일의 경우 경제적으로 성공한 서독에 동독이 흡수 통일 되면서 가장 안정적인 통일을 이루었다.



그러면 이 세나라의 통일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일까? 우선 예멘의 통일에서는 이념만의 합의로는 통일이 무리하다는 것과 주변국가의 협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국민의 지지가 통일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독일은 통일후 약간의 경제적 타격이 있었지만 과거 분단국가중 가장 성공적인 통일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 세나라의 사례를 통해 배울점과 잘못된 점들을 잘 파악하여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 방법이 있다. 무력통일과 흡수통일 그리고 합의통일이다. 무력통일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 6·25의 아픔을 겪은 우리나라로서는 굳이 무력통일은 안된다고 상기시키지 않아도 될 것이다. 흡수통일 또한 남북이 소득이나 생활면에서 경제적 차이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힘들다. 독일의 예로 서독은 우리나라 소득의 3배나 되는 경제 대국이었고 동독은 사회주의 국가중 가장 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소득차이는 열배나 되어 10년이 지난 지금도 재건 비용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서독주민들이 감당하고 있다. 무력통일도 힘들다. 흡수통일도 힘들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라고 한다면 우리 힘으로 폭력전쟁을 통하지 않고 민족 모두 합의를 통해 이루자고 말하고 싶다. 즉 평화통일을 하자는 말이다.



하지만 이쯤에서 ‘이산가족의 이유를 제외하고 왜 통일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생길수도 있다. 이에 관해 여러가지 근거를 댈 수 있다. 우선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17위의 인구대국이 된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뛰어난 기술력이 합쳐져 경제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국방비에 쓰이는 천문학적인 돈이 국가발전을 위해 쓰이게 된다. 또 현재 남한은 휴전선에 의해 대륙으로 가는 육로교통이 막혀 있고 3면이 바다인지라 외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배와 비행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 점에서 비용적인 면에 막대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전세계의 지식인들은 한반도를 일컫어 ‘동방의 등불’이라며 21세기의 문화를 이끌 것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기름 한방울 별 다른 지하자원도 없는 곳에서 이정도까지 설 수 있었던 데에는 한민족이라는 자부심과 단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남북이 합쳐 평화통일을 한다면 앞으로의 일이 무엇이든 이뤄낼 것이다.



분단의 아픔과 슬픔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서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이산가족을 위해서라도 평화통일의 역사적인 순간을 꼭 이루어 져야한다.



안현수(양지고1)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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