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결정이 미루어져왔던 국립과학관후보지로 과천시가 최종 확정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안산에서는 유치실패에 따른 비난여론과 함께 책임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애초 안산시는 다른 지역보다 늦게 뛰어들었으면서도 마치 안산이 가장 강력한 후보지 인 것처럼 분위기를 잡아왔고 홍보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과천시로 확정됐다.



문제는 안산시가 과학관을 유치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유치전에 나서야 하는데도 일단 신청하고 보자는 식의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알다시피 당시 과학기술부장관은 우리 지역구 의원인 김영환 의원이었다. 안산시가 마음만 먹으면 과학관유치에 따른 갖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조건이 다른 시보다 월등히 높은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치밀하게 분석해 대응했다면 이런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그렇지 않고 과학관을 이전한다고 하니까 혹시 하고 덤빈 것이 행정력 낭비는 물론 시의 신뢰성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의 사전준비도 부족했다. 먼저 정보를 습득하고 발빠르게 움직여도 될까말까 하는 판에 그것도 뒤늦게 뛰어들었고 준비작업도 부족했다. 언론에만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 내부적으로 치밀한 유치작업은 소홀한 것이다.



이렇다보니 안산시가 유치하려는 경기도립미술관과 자연사박물관도 국립과학관처럼 흐지부지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시는 과학관유치 실패에 따른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고 나서 유치 가능한 것에 대한 세부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됐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유치가 어려우면 과감히 중단해야 한다. 성과주의에만 눈이 어두워 밀어부치는 행정은 또 다른 실패를 불러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과학기술부가 사전에 과천시로의 이전을 결정해놓고 예산문제 때문에 후보도시들을 경쟁시켰다면 사실여부를 한점 의혹없이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리고 김영환 의원도 이점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다수의 안산시민들은 김영환 의원이 장관이니까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게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됐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굳이 행정력을 낭비하면서까지 뛰어들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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