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각종 한계 또는 제한 명시

'안산문화복합돔구장 건립에 대한 개발사업 타당성 검토 보고서(2009년 5월)'는 대한컨설던트, 디에이그룹, 삼일회계법인, 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해 작성되었다. 하지만 용역보고서의 가장 기본적인 형식요건인 용역업체의 직인이 없고 참여연구원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도록 하였다.

그리고 '보고서 이용시 유의사항'을 보면 기초타당성 검토, 재무적검토, 미래영업 및 재무계획, 업무범위, 보고서 목적, 그리고 법률적 의견에 대한 제한을 명시하고 있어 이 보고서를 얼만큼 인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런 한계의 명시는 용역업체조차도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타당성 용역보고서의 결과치를 어느 정도, 어느 범위까지 인용할 수 있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일 뿐이고, 용역결과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용역예산 1억 8,000만원을 사용한 이 용역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인용해 사업추진이 결정된다면 그 추진과 결과에 있어 보고서와 다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물 수 없는 허탈한 상황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왜 안산(인구74만)인지 설명 부족

용역보고서에는 안산이 돔구장 최적지인 것처럼 서술되어 있으나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다만 보고서에는 인근 지역의 접근성을 업급하고 있는데 이러한 논리라면 서울(인구 1천만)이 최적지가 되어야 하고 적어도 인근에 인구가 많은 수원(인구 108만), 인천(인구 271만)에서 성공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논리가 되는 것이다.

돔구장의 필요성을 설문조사가 전부(?)

제2회 WBC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돔구장 열망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돔구장 건설에 70%이상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예산범위 내에서 돔구장 건설이 최우선이라는 전제일 뿐, 돔구장 건설을 위해 시민의 세금부담이 가구당 수백만원을 더 징수해야 한다는 설문이었다면 결과는 아주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산시는 세금부담없이 돔구장(구청사 건립, 학교 및 공원 등 포함) 확보방안으로 시 소유의 개발용지의 개발이익을 이용한 돔구장 건립을 검토했을 것이라 추정된다.

돔구장을 가장한 개발사업 특혜제공

돔구장 건설을 위해 주상복합단지개발을 동원한 것일 수 있으나 실제는 민간사업자에게 개발권 특혜를 부여하기 위해 돔구장 건립이라는 적정한 외형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안산시가 스스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의향이 있었다면 개발용지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가 최우선 되어야 했고, 이후 확보된 현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심도있게 검토했어야 한다. 또 이 현금이 복지예산 보다 시급한 경우라면 구청사 건립 및 공원조성의 필요성과 타당성, 그리고 시급성 및 우선순위를 결정했어야 한다.

그러나 (안산시가) 개발용지를 돔구장과 교환하는 방식만 검토한 결과, 이는 공공의 믜무를 모두 포기했으며 사업권을 민간사업시행자에게 맡겨버리게 된 것이다.

◆안산시를 위한 대안 제안

주상복합시설은 무주택시민을 위한 주택공급으로 전환돼야

안산시 또한 상당수 무주택 서민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분양가를 낮춰도 주택을 구입할 수 없는 시민이 상당수다. 따라서 안산시가 우선 추진할 사업은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장기전세주택 제도에 대한 검토가 매우 필요한 상태로 여겨진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실질적 시민혜택과 더불어 주거비 경감을 통한 더 살기 좋은 안산시가 될 것이고 안산시 주택재고자산은 집값 상승시 매각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시 재정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 2013년 WBC 개최국은 일본으로 진행 중이고 우리나라의 개최가능성이 매우 낮은 실정이기 때문에 돔구장 건립은 추후 천천히 논의해도 될 문제다.

사업 타당성 있다면 서면약속 받아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산시장과 시의회에서 사업추진을 강행한다면 현제 제도상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지자체 단체장이 사업성 없는 개발사업을 함부로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성공을 확신한다면 시민에 대한 약속을 서면방식으로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해당 사업이 당초 예상과 달리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라면 즉각 사퇴와 자산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서면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용역보고서를 작성한 법인 등에 대해서도 금전적, 전문자적 책임을 서면으로 확약 받아야 할 것이다.

돔구장 용지, 민간사업자 매각이 가장 현실적

용역보고서대로 만약 안산시의 돔구장 건립이 충분한 타당성을 담보한다면 민간사업자는 자신들의 현금 흐름을 통해 사업추진을 희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안산시는 돔구장 건립 후의 운영고민에서 벗어날 것이고 사업자 수익을 얻을 것이므로 최적의 방식으로 사료된다. 물론 매각조건은 돔구장건립이 되어야 한다.

이는 매각대금으로 저소득주민을 위한 공공주택정책과 복지정책을 펼칠 수 있는 민간과 공공이 윈윈(win-win)하는 사업방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정> 용적율 430%의 주상복합용지를 경쟁방식으로 매각할 경우
          -수입 : 대지면적 3만평×3,000만원/평 = 9,000억원
          -지출 : 공공청사(약1,000억원), 돔구장(약 3,500억원), 기타 공공시설(약500억원) = 5,000억원
          -재정수입 : 4,000억원(복지예산으로 사용, 낙후된 사회기반기설 확충 예산사용도 가능)

/경실련 신영철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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