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대 국회에서 중소상인들의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대형마트 규제 법안들이 논의조차 못하고 폐기됐다. 18대 국회 들어 몇몇 의원들이 나서 지역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이 법안 또한 6월 임시국회가 공전되고 있고 여야가 정치적 이해득실에 얽매여 내 탓 공방만 하고 있어 18대 국회서 법이 통과될 지도 미지수다.

중소상인들은 경제위기로 불어닥친 재정난에다 거대한 자본력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들과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현재 대기업은 385개 대형마트를 통해 연간 29조9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최근 4년간 대형마트 매출은 9조2천억원 늘어난 반면 재래시장은 9조3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영세상인들의 어려움은 짐작된다. 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선 주변 소매업체의 79%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하루 평균 고객수도 37% 감소, 매출이 34%나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체가 기업형 슈퍼마켓과 경쟁하기는 어렵고 정부규제가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가 올해 안에 100평 규모의 소형 슈퍼마켓을 전국적으로 30여개 개점할 것이라고 밝혀 이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안산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재래시장격인 시민시장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중소업체들도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문을 닫거나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다.

중소상인들을 위한 대안마련은 시급하다. 지역중심의 소형상가들이 무너지면 결국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오고 지역공동체도 파괴될 게 뻔하다. 대형마트들이 안산지역에서 수익을 올리고 안산시민들을 위해 재투자하는 금액은 아마 미미할 것이다.

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주변지역 환경개선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게 된다. 이 모두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이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들이 동네 골목까지 들어서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하고 중소업체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안도 내놓아야 한다.

대형마트들은 이익추구에서 벗어나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위해 무분별한 지역상권을 침해말고 중소업체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시민들도 기업윤리를 저버리는 대형마트들의 문어발식 확장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꿈꾸는 살기좋은 도시, 안산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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