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기명 안산시의회 의원

최근 성남과 하남의 통합 선언에 뒤이어 안산시도 8월 21일 인접한 시흥시에 행정구역   통합을 공식 제안했다. 안산시는 시흥시에 보낸 ‘행정구역 자율통합 제안’ 공문에서 “지난 1월 경기개발연구원의 보고서에서 안산, 시흥지역의 통합 필요성이 대두됐고 안산시 자체 분석 결과 통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합을 위한 공동 협의체 발족을 제안했다.

또한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충분한 여론을 반영해 대의기관인 의회에서의 원만한 협의가 이뤄진다면 그 결과에 따라 논의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흥시는 “현재로서는 안산시와 통합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 없다”고 거부 의사를 표명하였다.

정식 제안에 앞서 안산시장이 통합의견을 밝힌데 대해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인 언론발표를 탓하며 시흥이 종갓집이라며 좋지 않은  반응을 보였던 연장선상인 듯싶다. 현재의 지방행정체계는 과거 농경시대 및 일제 강점기 시대의 유물로 급속이 변화하는 현재의 디지털시대와는 너무 맞지 않는 고비용 비효율 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앙에서 시도를 거쳐 시군구와 읍면동으로 내려오는 다 계층적이어 낭비적인 요소가 많고 특히, 예전 5만을 넘으면 읍이 시가 됨으로서 좁은 지역을 기반으로 너무 많은 기초자치단체가 생성되었다. 또한 본격적인 지방자치단체가 되면서 각기 독자성을 추구하다 보니 인근 시군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임에도 독자적으로 확보하려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등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여겨지며 필자 역시 통합에 대하여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인근 시 중 어느 시와 통합해야 할 것인지를 묻는다면  당연히 시흥이라 말하겠다. 현재 우리 안산의 경우 많은 부분이 시흥과 겹쳐있다. 우리나라 공단을 대표하는 시화공단 및 현재 조성중인 시화 MTV 산업단지를 보더라도 행정구역상 서로 나뉘어 있어 주민불편 및 행정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안산시 대부도를 가기 위해서는 통상 시흥시를 관통 하지 않고서는 불가하다. 화성을 통해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거리나 교통편의상 불편하고 대부분 시흥을 통과해서 가곤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통합의 명분은 안산과 시흥은 원래 한 몸이었다는 사실이다. 안산은 1986년 시흥에서 분할되어 23년만에 75만에 이르는 대도시로 성장하였다.

성인이 되어   분가하였던 자식이 부모와 다시 합가를 하자는 셈이다. 자식이 잘 성장하여 부모보다 더 많은 기반을 구축하여 부모를 모시며 함께 살아가자고 손을 내미는데 이를 부모 입장에서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성공하여 돌아온 자식은 말할 것도 없고 실패한 자식도 부모 입장에서는 보듬어 주고 안아주는 게 우리의 오래된 전통 아니던가!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한자성어를 변형 시켜보면 안출어시(安出於始)라는 말이 가능할 것이다. 이 뜻은 안산은 시흥으로부터 생겨났지만 오히려 시흥보다 더 발전하였다. 라고 해석할 수 있겠고 다른 한편으론 시흥에서 비롯된 많은 도시중 가장 걸출한 도시는 안산이다. 라고 의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시흥과 안산은 한 몸이라는 의미이고 자식을 잘  배출한 입장에서 시흥은 자부심을 느낄수 있다 하겠다.

통합을 하게 되면  그동안 안산이 구축해 놓은 와~스타디움, 문화예술의전당 등 각종 인프라를 함께 공유하게 되고, 현재 개발계획이 되어있는 시흥의 군자지구 등 각종 미개발지역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화호  주변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개발 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수도권 서해안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향후 인천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도시로의 발전이 가능  하다고 본다.

통합과 화합이 주요 화두로 대두되는 요즘 능동적으로 정부로부터 많은 인센티브를 확보  하면서 새롭게 도약할 것인지, 아니면 각 도시의 기득권에 안주하여 자칫 인근 타 통합된 대도시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도시로 남을 것인지 중요한 선택의 시점에   놓여 있다. 선택할 시간이 충분이 있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 및 법적 제도적 정비 등 많은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시군통합의 당위성이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인정되어 권장되고 있는 만큼 안산시장과 시흥시장은 정치적인 이해관계는 떨쳐 버리고 통합을 할 경우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하고 고민하여 이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의견을 수렴함은 물론, 양 기관의 시의회와도 충분히 논의를   거쳐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늦어도 2014년 약 130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서해안시대의 거점대도시의 새로운 탄생을 기대해 본다.     

주기명 안산시의원  jgmu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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