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현 안산시의회 경제사회위원장

요즘 소위 SSM(Super Super Market)이라 불리는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에 따른 문제로 일부 지자체에서 사회적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음은 물론 각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996년 유통시장 전면개방에 앞서 ‘외국자본진출에 대비한다’는 명분하에 대형마트에 대한 각종규제(매장면적,점포수 제한, 인허가 조건 등)를 풀고 집중육성에 들어 간데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다.

선진국들의 자국 중소유통업체 산업의 보호 및 경쟁력육성을 위한 법안 등을 마련하여 유통서비스 시장개방에 대비한 것과는 반대로, 당시 우리나라는 OECD국가들 중 중소유통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외국보다 훨씬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비 없이 정부(산업자원부)는 무책임하고 무분별하게 유통서비스분야를 개방하고 만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할 겨를도 없이 우리나라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은 국,내외 대형마트의 자본규모, 조직력에 비교도 안되는 속에서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한때 김대중 정부시절 자영업자 창업대출을 통한 중소상공인들의 육성을 추진했으나 현 국무총리로 내정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주장처럼 시장경제원리에, 무한경쟁을 통한 경쟁에서 알아서 살아 남아라는 식으로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 정부의 생각인 것이다.

유통시장 개방 이후 14년 동안 대형마트가 5260배의 초고속 성장을 하는 동안 중소유통업체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속에서 SSM이라는 기업형 슈퍼마켓의 무분별한 입점은 다시금 골목상권, 즉 소규모 점포와 재래시장 붕괴를 가져와 지역경제를 붕괴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SSM이 지역상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나 서비스, 품질면에 있어서, 그리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SSM의 입점에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SSM의 증가로 영세점포가 문을 닫게 되고, 실업자양산에 따른 기회비용 발생으로 사회적비용이 증가함은 물론, 매출액의 본사 송금으로 지역자본 유출에 따른 지역경제의 부를 고갈시키고, 중앙이 통제하는 일괄구매방식으로 지역생산자의 판로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실정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대형마트 1개면 400~500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종의 zero-sum theory(제로섬이론)처럼 대형마트에서 수요가 발생하면 중소유통부문의 몰락으로 이에 상응하는 만큼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며, 특히 이들 80%이상이 저임금위주(파트타임제)의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는 지난 8월5일부터 중소기업청 권한이었던 사업조정권한을 각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는 내용을 개정 시행한다라고 발표했다. 뒤늦은 감이 있으나 정부차원에서 이러한 대책이 나온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형유통업체의 반발이 심한 현실에서 이러한 지자체의 조정권한이 어느정도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 올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즉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은 그대로 두고 조정권한만 지자체에 떠 넘긴다고 해서 정부로서 할일을 다했다라고 평가할 수 는 없으며,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을 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고 본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조속한 처리를 통해 지자체의 지역현실에 맞는 조례제정이 가능토록 해야 할 것이며, 이에 지자체는 필요하다면 대형유통업과 중소유통업 및 소상공인, 그리고 소비자 등 모든 주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통해서 서로가 상생하는 영업활동과 소비활동이 보장될 때 비로소 지역경제를 바로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승현 안산시의원  jsh38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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