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근 안산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세금도 없고, 병원과 학비도 공짜이며, 전기요금도 내지 않았답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사회시스템을 실현하였습니다. 경작지는 모두 광산으로 탈바꿈했고, 모든 노동은 외국인들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지상낙원이 되었습니다. 이 작은 나라가 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인광석’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영원하리라 믿었던 인광석은 1995년부터 감소하다가 2003년에는 완전히 고갈되어 버렸습니다. 남은 것은 질병과 가난, 국토의 황폐화 뿐이었습니다. 채굴을 위해 베어버린 나무로 섬의 2/3가 황무지로 변했습니다.

전 국민이 가공식품에만 의존하여 살다가 인구의 90%가 비만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풍요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게 당뇨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들이 부를 탕진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년 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부를 자랑하며 최고의 복지 시스템을 구축했던 나라가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전락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며 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풍족함에 안주하다 맞이한 결과입니다. 반면, 부족함으로 인해 인생의 꽃을 피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체인점 KFC 창업주 커넬 할랜드 샌더스는 6살에 아버지를 잃고 일하는 어머니와 어린 두 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12살 때 어머니의 재혼과 함께 고향을 떠나서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습니다. 그후 한 때 안정적 삶을 살았지만 그는 65세의 나이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사회보장연금으로 지급된 105불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낡아 빠진 트럭에 남은 돈을 몽땅 털어 산 압력 밥솥을 싣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그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꾸준히 개발해 온 독특한 조리법을 팔아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허름한 이 노인에게 로열티를 지급하고 조리법을 사줄 식당 주인은 없었습니다. 무려 1,008번의 거절을 당했답니다. 그러나 트럭에서 잠을 자고, 주유소 화장실에서 면도를 하며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소중한 꿈을 펼쳤습니다. 결국 부족함이 에너지가 되어 기업은 성장했고 그의 부족함은 전 세계 100여 개국, 3만여 개 점포에서 거대한 KFC 제국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부족함에도 많은 유익이 있습니다. 부족함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부족함을 극복하고 일어난 사람들을 보면 가슴 뭉클함을 느끼게 합니다. 풍족함 속에서 성공한 사람은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그러나 부족함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을 보면 감동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나에게 무엇이 없다고 부족함이나 핸디캡을 탓하지 맙시다. 환경이 나를 어렵게 한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꿋꿋하게 불평하지 말고 오래 참으면서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먼 훗날 되어있을 나를 생각하고 바라보며 전진합시다.

이민근 안산시의원  akira44@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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