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관 메니페스토본부장

언론보도와 정당들의 관심에서 드러난 보궐선거의 열기는 뜨겁지만 정작 동네 유권자들의 관심과 반응은 시큰둥함이 역력하다. 나 또한 내가 사는 지역의 보궐선거인지라 조금이라도 후보자들의 매니페스토를 비교해보려고 지역신문과 인터넷, 후보들의 홍보물을 찾아보았지만 제대로 갖춘 후보들 간의 매니페스토를 비교하기가 어렵다. 

정작 노래는 들려주지 않고 최고의 인가가요를 뽑아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의 철학과 비젼, 실현가능한 정책이 담긴 매니페스토의 제출 없이 후보자의 이미지와 유권자의 감성에만 매달리는 지금의 보궐선거가 참으로 안타깝다.

그래도 현명한 유권자에게 희망은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전문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2010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0월 6일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자동전화설문조사를 통하여 매니페스토 선거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5%이고, 필요안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3%라고 한다.

여하튼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매니페스토를 통한 정책선거에 목말라 있고 매니페스토 운동에 공감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필요와 요구를 누가 충족할 것인가? 정당과 후보자 그리고 언론과 시민사회가 이제는 유권자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아마도 2010년도 지방선거가 정당과 후보자의 철학과 가치, 정책대안으로 경쟁하는 본격적인 매니페스토 선거의 첫 출발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10월 28일 안산 상록을 선거구를 비롯한 몇 지역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때늦은 감은 있지만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매니페스토에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에 옮길 필요가 있다. 매니페스토 운동의 가장 큰 의미는 약속과 소통에 있다. 매니페스토(Manifesto)의  어원은 라틴어의 마니페스투스(Manifestus)로 ‘증거’또는 ‘증거물’이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이 말이 이탈리아로 들어가 마니페스또(Manifesto)가 되었고 ‘과거의 행적을 설명하고, 미래행동의 동기를 밝히는 공적인 선언’의미로 사용되어 오늘날까지 왔다고 한다. 우리의 선거와 연계하여 매니페스토는 각 정당과 후보들이 미래에 대한 구체적 약속으로서 정책공약을 왜, 언제까지, 어떻게, 얼마의 예산으로 실행할 것인지 소상하게 유권자에게 밝히는 운동이고 또한 편으로는 지나온 자신의 행적에 관해 책임 있게 밝히는 운동이다.

특히 전문정치인으로서 몇 번의 공직선거를 나오는 후보자들에게는 자신의 정치적 행적을 유권자들에게 소신 있게 설명하고 밝히는 것이 후보자로서 중요한 책무가 될 것이다. 이것이 약속과 소통을 통한 민주주의 발전이자  매니페스토 운동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이다.

이제 10월 28일 보궐선거일이 며칠남지 않은 시점에서 매니페스토 운운하는 것이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일수 있다. 물론 본격적인 매니페스토 선거는 2010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시민사회, 언론과 전문가들이 함께 풀어야겠지만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에게 유권자의 한사람으로 제안한다.
국회의원이 되고나서 지켜야 할 정책을 지금 다시 손보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따르겠지만 최소한 후보들이 지나온 정치적 행적에 대해 소신 있는 자기성찰의 매니페스토가 얼마 남지 않은 선거운동기간에 유권자에게 꼭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진정한 소통을 위한 작은 매니페스토의 희망을 볼 수 있다면 나는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행복할 것 같다. 아울러 현명한 지역의 유권자들은 진솔한 약속과 소통의 매니페스토를 오래오래 기억하고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유쾌한 지역정치의 시작이자 매니페스토의 목표다.

신윤관 메니페스토 본부장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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