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배 의원이 10일 원내 복귀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디어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장외투쟁에 한계를 느낀 때문으로 보이지만 사퇴서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18대 국회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던 강경한 태도를 번복한 것이어서 정치적 책임과 명분에 비판도 나오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최문순·장세환 의원과 함께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권에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쟁을 하기 위해 원내에 복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언론자유와 민주체제를 지키고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원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실질적이라는 재야 원로인사와 시민단체, 의원들의 권유와 충고를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작 사퇴를 번복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답변을 피했다. 다만 “좋은 결과(미디어법 재개정)를 얻지 못하고 들어가는 것에 죄송하다”며 비판의 시선을 비켜갔다.

천 의원의 원내 복귀 결정을 두고는 미디어법 재개정 가능성이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장외투쟁은 ‘정치적 실익’이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보는 분석이 많다.

그렇더라도 “미디어법이 원천무효될 때까지 투쟁하겠다”, “안산시민이 네 번이나 보내줬던 국회를 떠난다. 18대 국회는 더 이상 민의의 전당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희생’의 심정으로 18대 국회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보였던 ‘정치적 약속’을 뒤집은 것을 두고는 따가운 비판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원내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사퇴서 제출은 정치적 입지를 위한 구호일 뿐이었다”는 날선 비판도 나온다.

천 의원은 지난해 7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단독 처리하자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 사퇴서를 제출하고 장외투쟁을 해왔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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