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주원 안산시장이 ‘옥중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안산지역 선거 판도는 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당초 한나라당 허숭 후보와 민주당 김철민 후보의 양강 구도로 예상되던 선거판세가 박주원 시장의 출마선언으로 ‘3자 대결’ 형국으로 치달으면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박 시장의 출마선언 이후 판세 주도에 당장 빨간불이 켜진 건 한나라당 허숭 후보다. 젊은 인물론과 ‘상가 공실률 0%’ 등 차별화 된 정책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판단하는 한나라당으로서는 박 시장의 출마 결심이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허 후보측 관계자는 “박 시장의 억울해 하는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출마를 선택한 건 큰 실수”라고 선을 긋고 “박 시장이 본선에 뛰어든다 해도 한나라당 지지층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옥중출마’ 역풍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속내를 비쳤다.

반면 민주당 김철민 후보측은 “승기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호조건이 형성됐다”며 내심 반색하는 모습이다. 박 시장 지지층이 한나라당과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김철민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민주당은 분석하고 있다.

김철민 후보측 관계자는 “철저한 서민정책을 약속한 김철민 후보와 대규모 토목사업을 주도한 박주원 시장에 대한 안산시민의 심판이 이뤄질 것”이라며 자신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김철민 후보측은 선거 막판에 혹시 돌발변수가 불거지지 않을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 선거 막판 여야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가 변수

한나라당 허숭 후보와 무소속 박주원 시장의 단일화 여부가 이번 선거에서 당락을 가를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고 있지만 허숭 후보측은 박주원 후보와의 단일화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허 후보측 관계자는 “박주원 시장이 한나라당 소속이고 지난 4년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키겠다는 게 허숭 후보의 약속”이라며 “민주당쪽 시장이 당선되면 (4년의 성과)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을 박 시장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단일화 성사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단일화 키’를 쥐고 있는 박주원 시장쪽은 “(유·무죄에 대한) 심판을 시민들에게 맡기겠다”며 허숭 후보와의 단일화에 일단 부정적인 반응이다. 박 시장은 최근 옥중편지를 통해 “어떤 시련이 와도 이를 극복할 것”이라며 출마의지를 강하게 비친데 이어, 19일에는 선거사무소를 열어 선거체제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박 시장쪽 관계자는 “지난 4년간의 시정을 시민들로부터 겸허히 심판받으려 한다”면서 “90블록 사업과 돔구장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안산시민은 박주원 시장을 선택할 것”이라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여권과 마찬가지로 야권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두고 물밑 조율이 한창이다. 민주당 김철민 후보는 국민참여당 함운석, 민주노동당 정연철 후보와의 단일화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김철민)과 민주노동당(정연철)은 야권 연대를 위한 물밑 접촉을 수차례 가졌지만 내부 조율에 어려움을 겪은 게 이런 관측을 뒷받침 한다.

다만 ‘유시민 효과’의 파급력 때문에 국민참여당(함운석)과의 정책 연대와 후보 단일화는 급물살을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쪽 관계자는 18일 오후 안산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참여당과 선거정책을 연대하는 조건으로 후보 단일화 문제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두 후보가 곧 단일화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욱 기자  hyung@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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