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퇴근의 종료 시점을 언제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여러 대답이 나올 수 있다. ‘회사 업무를 종료하고 회사를 나오는 시점이다’라고 답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에 퇴근이 종료 한다’라고 답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이 외에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다.

또한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대문을 들어설 때 퇴근이 종료하는 것인지, 마당을 지나 현관문을 들어설 때 퇴근이 종료하는 것인지 애매할 수 있고, 아파트라면 아파트 현관에 들어설 때 인지, 아파트 건물 현관을 지나 특정 호실 현관문을 들어설 때 퇴근이 종료하는 것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퇴근 종료 시점이란 문제는 왜 제기되는 것인가? 그 이유는 재해인정 여부와 관련이 있다.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다치게 된다면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게 되는데, 대법원은 ‘주거지와 근무 장소 사이를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을 하던 중에 발생한 재해는 공무수생과 관련하여 발생한 재해로서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재해에 해당 한다’라며 출·퇴근 중 사고를 공무상 재해로 보고 있다.

따라서 퇴근 종료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서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도 있고, 공무상 재해로 인정 받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퇴근 종료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문제는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아파트 건물 현관을 통과한 후 계단에서 상해를 입은 사건에서는 ‘퇴근 종료 시점은 아파트 건물 내의 개별 호실로 들어서는 순간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두11447판결 참조)’라며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고, 단독주택 마당에 차량을 주차한 후 집에 들어가다 다친 사건에서는 ‘퇴근이라 함은 일을 마치고 개인이 지배, 관리하는 사적 영역인 주거지 영역 내로 돌아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공무원의 주거지가 마당 등이 있는 단독주택인 경우에는 대문을 통하여 마당 등의 주택 부지로 들어섬과 동시에 공무원의 퇴근행위는 종료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반드시 주거지 내 건물의 출입문을 통과하여야 퇴근행위가 종료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두3398 판결 참조)’라고 하여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즉 대법원은 아파트의 경우라면 개별 호실의 현관문을 들어서야 퇴근이 종료하는 것이지만,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대문을 통과하면 퇴근이 종료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언제를 퇴근 종료시점으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다소 엉뚱한 질문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는 중요한 문제인 것이고, 대법원은 이처럼 이에 대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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