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우리 민법은 ‘친양자’라는 제도를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친양자로 입양되면, 종전 친부모의 가족관계증명서에서 친양자로 입양된 자녀는 기재되지 않고, 친양자는 입양한 부부의 혼인중 출생자로 되며, 원칙적으로 입양되는 자녀와 종전 친부모 및 그 외 친족관계도 종료되기 때문에, 친양자는 양친의 친생자와 같이 입양가족의 구성원으로 완전히 편입될 수 있게 된다.

친양자제도는 종전 입양과는 다른 효과를 부여하기 때문에, 우리 민법은 친양자로 될 자의 복리를 위해 그 양육상황, 친양자 입양의 동기, 양친의 양육능력,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친양자 입양이 적당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가정법윈이 친양자입양 청구를 기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친양자입양과 관련하여 최근 주목할 만한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뉴스에 따르면 딸이 출산한 외손자를 친양자로 입양하겠다는 외조부모의 친양자 입양 청구가 받아 들여진 것이다. 즉 딸이 아들을 출산한 뒤 협의이혼을 하였고, 외조부모는 외손자 출생 후부터 줄곧 키우고 있던 중 딸이 다시 혼인하자 외손자의 복리를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외손자의 양육자로 되어야 한다며 친양자입양을 청구하였던 것이고, 법원은 아이의 복리를 위해 입양청구를 허가하였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안에서 친양자입양이 기각된 바도 있는데, 사안의 자세한 사실관계를 모르지만, 뉴스에 보도된 내용만을 토대로 본다면, 최근 사안에서는 친어머니가 이혼 뒤 다시 혼인하였고, 입양될 아이가 친양자 입양으로 친어머니가 가족관계등록부상 누나가 되는 사실을 잘 알고 이해할 정도로 성숙했기 때문에 가족질서상의 혼란이 초래되기는 어려운 반면 아이의 복리를 위해서는 친양자로 입양되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된 것 같고, 기각된 사안에서는 친양자로 입양될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에, 추후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질 경우, 아이에게는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으며, 아직 친어머니가 혼인하지 아니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외조부모의 친양자 입양을 허가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

단지 외조부모의 입양허가에 대해 법원이 상반된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복리 차원에서 다른 판단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향후 친양자제도와 관련된 많은 결정이 있을 것이고, 아이의 복리를 위한 재판부의 고민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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