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근원 동화작가 (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정도(正道)와 정필(正筆)을 지키며 묵묵히 걸어온 안산신문이 3월 9일, 지령 1000호를 맞았다. 대단한 일이다. 10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역사의 숨결이 담긴 오래된 도시를 우리는 천년의 고도(古都)라 부른다. 식물학자들은 주목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나무라고 부른다. 주목은 생장이 몹시 느리지만 나무 중에서 수명이 가장 길 뿐 아니라 목재로서의 수명도 길기 때문에 천년의 나무라고 불린다. 속담엔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말도 있다.

그 많은 숫자들 중에서 유독 천이라는 숫자에 이렇듯 독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볼 때, 안산신문 지령 1000호가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앙일간지에서의 지령 1000호는 그리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리고 독자들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그러나 지역신문의 1000호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지역신문이 안고 있는 어려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의 중앙지에 대한 쏠림현상으로 지역신문에 대한 무관심과 풍족치 못한 재정 등으로 지역신문들이 폐간되는 것을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안산신문이 22년간 단 한 번의 휴간도 없이 1000호를 발행한 것은 안산시민에게 커다란 자긍심마저 느끼게 한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안산시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언론의 어려운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온 안산신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한다.

안산신문은 1989년 5월 12일, 타블로이드판 8면으로 창간호를 발행했다. 눈길을 끄는 주요 내용을 보면 ‘안산의 뿌리를 찾아서’ 고정 연재로 인한 애향심 고취와 ‘이런 건 고치자’ 코너는 안산시민들에게 공중도덕, 예절의식을 심어주고 시사만화도 독특한 매력을 안겨주곤 했다. 지금의 신문과 비교해보면 활자체, 지질, 편집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나지만 변치 않는 것은 언론의 정도를 걷는 사명의식이라 할 수 있다.

안산신문은 창간 이후 시민들에게 지역의 생생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 왔다.
지령 1000호를 발행하는 동안 지역사회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지역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지역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어 긁어 주고, 아픈 곳은 어루만져 주며, 잘못된 것은 가차 없이 꾸짖어 주면서 항상 밝고 좋은 소식을 전해 주는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선도자 구실을 해 왔다. 또한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 중심의 참 언론으로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최고의 명품 신문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안산신문은 안산투명사회협약 이행평가 언론부분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우수 평가등급인 ‘탁월 인증’을 받았다. 연속 최우수 등급 인증으로 안산의 언론부분을 이끌어가는 명품 신문임에 또 한 번 증명이 된 셈이다. 또한 지역신문발전기금 대상 신문사로도 당당히 선정되어 안산신문의 명예를 전국에 떨치기도 했다.

안산신문이 앞으로도 1만호, 10만호를 이어가는 우리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건재하기를 기원한다. 이제 안산신문은 그 이름만으로도 그 가치와 역할은 안산지역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공적기능으로 자리매김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령 1000호를 맞이하면서 안산신문은 균형 있는 행정, 올바른 정책, 지역주민의 올바른 판단과 사고를 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항해를 올곧게 시작해야 한다.

특히, 정론직필을 향한 노력으로 시민의 신뢰를 한층 더 높이고 꿈과 희망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 속에 당당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매체로 발전하고 있는 안산신문은 앞으로도 정확한 소식, 시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그늘지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조명함으로써 밝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독자들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시민 공론의 장을 마련하며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최고정론지로 지역을 넘어 경기도 아니 우리나라를 이끄는 언론매체로 거듭날 것을 소망한다.

안산신문 999호의 사설엔 언론에 대한 올곧은 사명의식과 지역사랑의 아름다움이 함축되어 감동을 주고 있다. 사설 끝부분이다.

‘안산신문은 앞으로도 오직 지역발전과 시민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을 다시 한 번 약속한다.’

류근원 동화작가(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kwroo@hanmir.com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