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새 학기, 새 학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섬기는 꿈의교회 주위에는 각급 학교들이 몰려 있습니다. 어린이집부터 대학교까지 다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특히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많은 학생들을 보게 됩니다. 연령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입학생들은 상급학교에 대한 장밋빛 부푼 꿈을 품고 입학합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 모두가 기대와 긴장감으로 얼굴이 상기된 모습입니다. 저는 반짝이는 학생들의 눈동자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꿈꾸어 봅니다.

하지만 입학식과 관련된 몇 가지 최근 뉴스들은 제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첫째, 초등학교 신입생이 줄어 입학식조차 하지 못한 학교들이 늘어나고, 올해는 심지어 서울 도심의 학교에서도 신입생이 불과 9명에 그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역사가 117년에 달하는 이 초등학교는 절정기에 약 5,000명의 재학생을 보유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녔던 1970년대는 심하면 한 반에 100명 가까이 밀어 넣고도 공간이 부족해 오전반, 오후반까지 만들어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쳐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8.7명에 불과합니다. 덕분에 교육환경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세심한 교육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수의 학생이 반드시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이 현상이 한국사회의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의 그늘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저출산 대책도 시급하겠지만, 이왕 소수의 어린이가 자라나는 마당에 한 명, 한 명에 대하여 더욱 집중적인 투자를 하며 국가인재로 키워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위 일당백(一當百)의 인재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교육적 책임과 부담이 교육당국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에 지워진 것입니다.

둘째, 대학교 신입생환영회가 갈수록 도를 넘어선다는 보도였습니다. 오랜 기간 대학교 신입생환영회에서 음주관련 사망사고가 그치지 않았고, 각종 불미스런 문제도 끊임없이 발생하였습니다.

대학당국들은 그런 사고가 생길 때마다 추후대책을 세운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소문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킬까봐 축소은폐하기에 급급한 모양새였습니다. 대학당국들은 대학 새내기들이 선배들의 음주강요 및 각종 변태적인 요구들에 심신이 멍들어 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부 대학들의 소위 ‘막장’ 신입생환영회의 모습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면서,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금지옥엽(金枝玉葉) 귀하게 키운 자녀들을 이런 식으로 탈선시키고 망가뜨리는 대학사회의 문화와 풍토에 대하여, 단순한 놀라움을 넘어서 분노마저 끓어오릅니다. 한 해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살아가며 힘겹게 학자금을 마련한 학부모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한 때의 ‘젊음의 발산’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식사회의 근본적인 자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젊음의 발산’이 단순히 한순간의 광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흉포해지고 어려지는 강력범죄의 증가를 통해 증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 최고의 지성집단은 그 나라의 문화를 선도할 책임이 있습니다.

대학강단에 서 있는 분들도 단순한 지식장사꾼으로 전락할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지도자들을 키운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나라 최고의 지성집단이 자성하고 개혁되어야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밝혀진 유명 대학교수들의 비위(非違)는 뼈 빠지게 일해 자녀 뒷바라지를 하는 학부모들과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고학생들의 피눈물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나라 상아탑들이 ‘사랑받고 존경받는’ 지성집단으로 변화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모든 문제들은 결국 우리나라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문제들입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과연 우리의 자녀들의 마음속에 무슨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합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인생을 무엇이라고 가르쳤는지 되짚어 보게 합니다. 여러분은 자녀들에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가르치십니까? 또는 우리가 왜 이토록 아등바등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십니까? 여러분의 말 한마디가 결국 그 자녀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