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의료분쟁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고 한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논의 개시 후 23년 만이라고 한다. 의료분쟁을 소송이라는 형태로 해결할 경우, 인과관계 입증도 어렵거니와 그 기간이 평균 26.3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소송을 통한 문제해결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의료분쟁 해결을 위한 법률안이 마련되었던 것이고, 최근 법률안의 법사위 통과로 최종적인 입법이 눈앞에 와 있다.

가칭 의료분쟁조정법의 핵심은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소송이 아닌 조정을 통한 분쟁해결 절차를 마련했다는 것이고, 이를 전담하는 기구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설립을 중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법률안에 따르면, 의료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의료사고 피해자는 소송 외에 신속한 권리구제가 가능한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되고, 조정이 성립되거나 조정절차 중 합의가 이루어지게 되면, 의료인에게 업무상과실 치상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는 의료행위의 속성상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고 의료법상 의료인의 진료거부가 금지되어 있는 현실 속에서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조절절차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의료분쟁조정법은 ‘피해자가 신체 상해로 인해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형사처벌 특례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 조항을 두었다.

또한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환자의 손해에 대해 조정중재원이 보상토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무과실 보상 재원은 보건복지부와 의료기관 개설자 등에게 분담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한다.

법률안에는 그 밖에 의료배상공제조합 설치 근거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 종합보험 가입 규정 등을 담고 있다고 하고,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의료분쟁의 신속한 해결도 어느 정도 가능해 질 것 같다.

다만 법률안에는 그 동안 계속 논의되어 왔던 입증책임 전환 조항은 들어가 있지 않다고 한다. 의료분쟁에 있어서의 입증책임 전환은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가 의료소송에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논의되어 왔던 것이고, 이런 이유로 이번 법사위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아쉬워하는 의견도 있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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