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은 결국 집행절차를 통해 회수되는데, 그 집행절차 에서 작성되는 배당표는 실제와 다소 다르게 작성될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갑은 을을 상대로 금 1억원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은 을이 갑에게 금 1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종결되었다고 하자. 을은 판결 후 갑에게 금 1억원 중 절반인 5천만원을 변제하였는데, 갑은 그 이후 확정된 판결에 기해 을 소유 아파트에 대한 강제집행을 진행하였고, 그 절차에서 작성된 배당표에는 갑이 판결 후 변제 받은 금 5천만원이 전혀 고려되지 아니한 채 갑에게 금 1억원이 배당되는 내용으로 작성되었다고 하자. 을은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만약 을이 사실과 달리 작성된 배당표에 대해 다투고자 한다면, 배당기일에 참석하여 '갑에게 금 1억원 배당'되는 것으로 작성된 배당표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해야만 한다. 또한 을은 배당기일에서 이의를 한 뒤 배당기일 후 1주 내에 청구이의의 소와 더불어 집행정지재판까지 받아 그 정본을 제출해야만 하고, 만약 1주 이내에 이와 같은 절차가 없다면, 을의 이의는 취하된 것으로 간주된다(따라서 을은 배당기일에서 이의한 후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이후 을은 청구이의의 소에서 갑에게 금 5천만원을 변제한 것을 입증해야만 하고, 만약 을이 승소하면, 종전 배당절차에서 작성된 배당표는 청구이의의 소송 결과를 토대로 변경되게 된다.

또한 예를 들어 을은 갑의 채권자로서 갑 재산에 대한 배당절차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1순위 배당권자인 병이 실제 채권액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받는 내용으로 배당표가 작성되었다고 하자. 을이 이를 다투고자 한다면 배당기일에 참석하여 이의를 제기한 뒤 배당기일로부터 1주 이내에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만약 을이 제기한 배당이의의 소에서 승소하게 되면, 종전 배당표는 실체관계에 맞게 변경이 될 것이고, 을은 이에 따라 종전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채무자나 채권자는 실체관계와 다른 내용의 배당표에 관하여는 충분히 다툴 수 있다. 다만 배당절차는 다른 채권자들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기 때문에, 배당표를 다투고자 하는 채권자나 채무자는 관련 법률에 따라 배당기일에서의 이의와 더불어 신속한 소제기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그런데 만약 실체관계와 다른 배당표가 작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자나 채무자가 위와 같은 절차를 밟지 못하였다면, 이를 정정할 수 있는 방법은 영원히 없는 것인가?

예를 들어 1순위 배당권자인 갑이 실제 채권보다 금 2,000만원을 더 배당받았고, 이로 인해 2순위 배당권자인 을이 2,000만원을 덜 배당받게 되었는데도, 배당기일에서 을이 배당이의를 하지 않아, 배당표가 그대로 확정되었으며, 확정된 배당표에 따라 배당이 되었다고 하자. 이러한 경우 을은 배당기일 이후라도 갑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수는 있다.

다만, 배당절차에서 배당이의를 다투는 경우라면, 을은 변경된 배당표에 따라 배당을 받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금 2,000만원을 회수할 수 있지만, 만약 배당 후 부당이득 청구소송을 통해 갑으로부터 회수하는 경우라면, 갑의 자력 여부에 따라 서는 승소하더라도 회수 할 수 없거나 회수에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수 있어, 배당기일에서 다투는 것이 을에게는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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