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 김기완 의장이 4.11 총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다.

또한 경기도의회 고영인 민주당 대표의원도 총선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중도 사퇴했다.

지금부터 20년 전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를 실시하면서 우리는 정치 민주주의의 꿈에 부풀었다. 참다운 생활정치와 주민자치의 실현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질 않고 이어졌고 의원 빼가지, 날치기 예산 처리, 의장석 점거 등 국회가 하던 악습을 시의회에서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5기(2006년 7월∼2010년 6월) 지방의원 3626명 중 8.9%인 323명이 임기 중 사법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광역의원 8명 중 1명꼴인 셈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시·도의원이 임기 중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하는 것을 곱게 볼 수만 없다.

지방의원의 임기 중 사퇴는 지역주민의 뜻을 무시한 피선거권의 남용이라 할 수 있으며 민의를 왜곡하는 행위이다.

또한 지방의회 의원이 지역주민의 의사를 배반하고 임기 중 국회의원직에 도전하기 위해 사퇴하는 경우, 막대한 보궐선거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유급직으로 전환한 의미도 없어진다.

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의 총선 출마 등은 법적 제한을 통해 원천적으로 막았을 때가 있었다. 실제 15여년 전만해도 공직선거법에서 공직자의 선거출마를 제한했으나 1998년 당시 총선 출마를 준비했던 서울시의 구청장들이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출했고 헌재는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물론 임기 중 선거출마로 인한 사퇴까지 막기는 피선거권 제한할 수 있으며 헌법 정신에도 위배될 수 있다.

또한 사퇴한 의원들이 하나 같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주민들을 위해 더 큰 일을 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그만두는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부문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대한 제·개정 권한과 행정사무 감사, 예산심의 의결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민의를 대변하고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의무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영달이나 출세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한 이로 인한 사회적인 비용도 문제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는 선거가 치러질 기간 동안 있을 행정적 공백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법적 제도 보완을 통해서 임기 중 다른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이 우선 논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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