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YTN 보도에 따르면, 충북이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를 봤음에도 충북도의원들은 해외연수를 강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성난 민심에 기름이라도 끼얹듯이 해외연수를 강행한 충북도의원 중 한 명이 국민들을 ‘레밍(집단 자살하는 들쥐떼)’이라고 빗대어 파문을 일으켰다.

심지어 ‘외유성 해외연수’와 ‘레밍 발언’에서 그치지 않고 충북도의원들의 ‘도’가 지나친 또 다른 행동이 뒤늦게 밝혀져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충북도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떠나던 지난 18일, 충북도청이 각 실과와 소방본부, 직속 기관 등에 ‘도의원에 대한 예우와 의전에 관한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 공문에는 구체적인 의전 요령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었다. 충북도청은 수해 복구 대책 마련에 바쁜 와중에도 도의원들을 위한 ‘의전 챙기기 공문’ 발송 업무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더 큰 논란이 된 것이다. 도민들이 이양한 권위를 앞세워 의전과 예우를 요구한 도의원은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안타깝게도 충북도의원들이 보여준 부정적인 모습은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매일경제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지방의회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2011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방의회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69.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58%는 지방의회가 주민의견 대변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거의 못하거나 전혀 못한다고 했다. 사실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제와 균형’의 논리로 1991년 출범한 지방의회는 일부 지방의원의 돌발행동과 범법행위, 권위적 태도 등으로 인해 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다. 그 역할마저도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의회의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고 권한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대표적인 권한으로는 매년 증가하는 ‘의정비(의정활동비, 월정수당)’와 ‘겸직 가능’ 권한이다. 행정자치부에서 발간한 지방의회 백서에 따르면 2005년 시·도의원 의정비는 3,120만원이었으나, 2015년 시·도의원 의정비는 5,450만원으로 약 72.7%가 인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국회법에 따라 겸직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회 의원은 지방자치법 35조에 따라 겸직이 가능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지방의회 의원이 상임위원회 등 의정활동과 직결되는 직업을 가지고도 겸직신고를 하지 않으면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권은 자연스럽게 지방의회에 권위주의 문화를 형성시켰으며 지방의회의 권위주의 문화는 시민들과 지방의회 의원들 간의 불신을 키워나갔다. 지방의회의 의원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방정부 행정에 대한 비판과 견제 그리고 시민들의 민원을 바탕으로 시정운영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지방의회 의원들의 역할이다.

올해로 우리나라에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28년이 된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역할과 위치는 28년 전과 그대로인 것 같다. 지난 5월, 촛불 시민들이 탄생시킨 새 정부를 통해 무엇을 느꼈는가? 지방의회 의원들은 전보다도 더 많이 시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전보다도 더 많이 현장을 찾아가 시민들의 고충을 직접 느껴야한다.

이번 장마 때 본인의 지역구 피해 지역을 일일이 둘러보며 보완·보수 작업을 하는 시의원들을 봤다. 이들이야말로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다운 시의원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보여주기 식의 ‘쇼맨십 시의원’이 아닌 ‘진정성 있는 시의원’이 조금 더 많아지길 바란다. 2017-07-25 1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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