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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실현의 추억고영인 (사)모두의집 이사장
  • 안산신문
  • 승인 2017.09.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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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들어서 발표하는 복지정책과 이에 대한 정치권. 시민의 반응을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0~5세에게 유치원, 어린이집 보육료를 해당 모든 가정에 국비로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0~5세에게 보육료와 별도로 모든 가정에 10만원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그런데 이에 대해 야당도 큰 반발이 없이 넘어가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일 뿐 반대의 분위기는 별로 읽히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불과 8년 전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초·중 무상급식을 시행한다고 했을 때, ‘이건희 손자에게도 공짜 밥을 먹이려 하느냐?’고 당시 여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당시 경기도지사는 ‘사회주의적 발상’ 운운하며 이 정책을 공격했었다.

지금은 어찌 이리 사회 분위기가 바뀌었을까? ‘왜 쓸데없이 부자에게도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냐’며 반발하지 않을까?이는 당시 논쟁에서 ‘무상급식 정책’이 승리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009년 여론조사에서 학부모의 89%가, 교사들의 84%가 찬성에 손을 들어주었다. 2009년 김상곤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주창했을 때, 민주당 경기도의원은 130명 의원 중 12명으로 소수였기에 이를 관철할 수 없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은 전국적 이슈가 되었고 민주당에 대승을 안겨주었다.

경기도의회 76명 민주당 의원의 원내대표가 된 나는 2010년 9월 17일 의회에서 초·중 무상급식을 통과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감격스러웠다.무상급식 실현은 우리사회의 복지정책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당시에 복지는 자립이 어려운 가난한 자들에게 적선하듯이 나눠 주는 거라는 인식이 팽배했었다.

그런데 소득을 따지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복지, 즉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회인식이 생겨났다. 물론 학문적 문제제기는 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대중적 확산은 이때부터다.한 반에 서너 명씩 무료급식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상처를 받았다. 고사리 같은 아이들 손에 가정형편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입증시키는 서류를 요구했다. 유료와 무료를 가르는 조사를 위해 행정비용도 들었다.

무상급식은 아이들이 눈칫밥 먹지 않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두 아이면 10만원의 돈이 절약되기에 엄마들은 식료, 학원비 등에 보탰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 것이다.보편적 복지는 ‘세금 내는 사람 따로 있고, 혜택 받는 사람 따로 있다’는 생각을 바꿔준다.

세금공급자와 세금수혜자가 불일치하면 세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진다. 굳이 정직하게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낸 세금이 나에게 혜택을 주고 더 나아가 나의 미래를 안정되게 해준다고 생각하면 세금에 대한 인식은 바뀌게 된다.

정치를 하면서 무상급식의 실현은 나에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게 해준 일이다. 무상급식을 통해 복지에 대한 진전된 사회인식을 가져온 것은 정치적 성과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생활정치의 실현으로 주민들에게 기쁨과 정치에 대한 신뢰를 주었다는 사실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내가 당선되면 초·중 무상급식을 실현 시키겠다’고 외치고 다녔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엄마가 ‘당신을 지지하면 정말 가능하냐? 정치적 구호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그 엄마에게 실현될 때 연락을 하겠다고 약속하며 전화번호를 받았다.

내가 실현되었다고 전화를 했을 때 그 엄마는 연신 고맙다며 기뻐했다. 그 때의 기억은 이후 나의 큰 정치적 동력이 되었다. 정치할 맛이 났다. 이것이 생활정치구나. 정치적 구호만이 아니라 정책으로 그들의 삶을 바꾸어 줄 수 있다는 정치의 참맛을 제대로 느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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