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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은 약방의 감초인가?서정훈 스피치사관학교 원장
  • 안산신문
  • 승인 2017.10.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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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원구청 개청식과 시민의 날 기념식 및 체육대회에 참석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기분 좋았던 경험이 별로 없었지만 이번에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두 행사에서는 내빈들을 영상으로 일괄 소개하고 주최자만 인사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의회 의장과 5명의 국회의원들은 미리 제작한 영상으로 짧게 축사를 함으로써 행사가 깔끔하게 진행됐고 의전에 따른 불필요한 피곤을 줄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간소화된 의전문화가 더 많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 단위 행사, 동호인 모임 등 작은 행사에서 마저 의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해 참석자들을 지루하게 만들고 행사 취지를 퇴색시키고 심한경우에는 행사 자체를 부정적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첫째 행사를 주최하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과감하게 혁신을 해야 합니다. 특히 정치인들과는 무관한 문화계에서 이런 변화를 과감하게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 행사는 문화적으로 치르고, 정치인들이 참석해야 행사가 성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필자가 듣기로 이상화기념사업회와 대구시 수성문화원이 주최한 ‘이상화 시인상 시상식’에서는 과감하게 내빈 소개와 축사를 생략해 내실 있는 행사가 됐다고 합니다.

그 자리엔 대구시장과 시의회 의원, 시청 고위 공무원들도 참석했습니다. 그들도 불평하지 않았고 그런 의식 진행에 불만이 없어 보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이 1부 개막식, 2부 시상식, 3부 기념공연까지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화는 언제, 어디서나 변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변화는 거대 담론에서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작은 것에서부터 오는 것입니다. 둘째는 ‘내빈(?)’들의 의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내빈으로 소개받고 축사하고 싶어서 오는 사람은 내빈 소개가 끝나거나 축사 시간이 지나면 대개 행사장을 떠납니다.

행사를 위해 행사장에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알리기 위해 행사장에 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떠날 때는 행사장이 술렁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행사 진행의 맥이 끊기기도 합니다.

행사장에 얼굴 내밀러 오는 정치인들은, 특히 문화 행사장에 와서 그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있으면 왜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을 위해 할 일 많은 분들께서 행사장에 끝까지 있을 시간이 없다면 행사장에 오지 않는 것이 행사를 돕는 일입니다.

정두언 전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은 약방의 감초’ 라는 비유를 통해 국회의원이 참석해야 행사 격이 높아지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이런저런 행사에 참석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고충을 토로한 글을 읽었습니다.

정 전의원은 간혹 기사에서 보는 ‘공부하는 국회의원’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닌가 싶다며 그러다보니 짤막하고 인상적인 축사를 듣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를 위해 정 전의원은 정치인들이 행사에서 끝까지 참석하지 않으면 내빈소개 및 축사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자는 제안(?)을 할 만큼 이제 의전 문화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의식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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