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겨레신문 여론조사에서 ‘현재 삶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응답자들은 걱정거리로 노후(22.4%), 취업·실직 등 일자리(16.3%), 자녀교육(12.5%), 주택구입·전월세주거(11.8%) 등을 꼽았다. 노후불안이 최고의 걱정이었다.

한국은 지난 9월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올해 14%를 돌파한 것이다.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저출산과 의료발달로 인한 평균수명 상승이 고령화의 원인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5년 기준 82.1세(남성 79세, 여성 85.2세)다. 평균 기대수명은 1975년부터 매년 약 0.5세씩 증가했다. 40년 동안 약 20세가 높아진 셈이다.앞으로는 노인으로 30여 년을 살아야 하는데 노후가 행복해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안타깝게도 한국의 노인들은 불행하다. 그 요인으로 ‘빈곤’, ‘질병’, ‘고독’, ‘무직업’의 4가지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이를 극복해야한다. 개인에게만 맡겨질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해결이 요구된다.

먼저 노인들의 불행인 ‘빈곤’의 해결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이 있어야한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2016)이47.7%다. 노동자 중위소득의 절반도 안 되는 수입을 갖는 사람이 노인인구의 50%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OECD 평균(12%)의 4배다. 일자리가 없는 노인에게 현실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것은 연금이다.

현재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이 20만원이다. 앞으로 30만원까지 높이는 계획이 있지만 여전히 생활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적은 액수지만 그나마 국민연금에 가입되어 있는 노인들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연금 개선책은 가장 중요한 문제이므로 다음 칼럼에서 별도로 자세히 다루겠다.

둘째, 오래 살아도 건강하게 살아야 행복하다. ‘치료비 부담문제’와 ‘예방적 건강관리 체계’가 중요하다. 스웨덴은 치료비 연간 한도제가 있다. 아무리 중병이라도 개인 부담을 100만원 미만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국가가 책임진다.

우리가 거기까지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개인에게 부담하는 것은 극복해야한다. 서울시는 얼마 전에 ‘공공 보건 의료 재단’을 설립했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질병예방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노인자신이나 자녀들의 큰 걱정거리인 치매에 대해 현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약속했다. 국민의 호응을 받은 이 공약을 잘 지켜나가고 위의 빈곤과 질병의 2가지 과제를 진전시키기를 기대한다.

셋째, 한국의 노인은 고독하다. 1인 노인 가구는 전체 노인가구의 30%를 넘어섰다. 고독은 우울증을 가져온다. 물론 우울증은 고독뿐만 아니라 빈곤과 질병이 더해질 때 극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노인공동체를 다양하게 조직해야한다. 일자리, 교육, 봉사가 어우러지는 공동체 네트워크를 촘촘히 짜야한다. 고령사회가 짐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불식하고,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함께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넷째, 일자리가 있어야 행복하다. 정부주도하의 공공형 일자리와 시장형 일자리가 있다. 공익활동 참여노인의 활동수당은 현재 월 22만원이다. 내년부터 27만원으로의 인상계획이 있지만 너무 미약하다. 일내용도 청소, 공원관리 등 단순노동이 주이다.

노인들의 경력을 살리는 좀 더 의미 있는 공공 일자리 창출도 더 많이 개발했으면 한다. 시장형은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점과 노동시간이나 노동강도에 비해 보수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문제가 있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제도가 더욱 발전될 필요가 있다. 또한 민간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캠페인이 활성화되고 이를 채택하는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격려분위기도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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