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물 중 어느 것 하나도 똑 같은 것은 없다. 같은 것 같지만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 바닷가 그 많은 모래들도 모두가 다르듯 나름 독특한 특징이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다고,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미워한다. 미워함이 지나쳐 상대를 두고 공개석상에서 듣기 거북하게 막말을 쏟아 댄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성격이 모두 나와 같기를 바라지 말라 매끈한 돌이나 거친돌이나 다 제각기 쓸모가 있는 법이다.

남의 성격이 내 성격과 같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라고 했다. 좋고 나쁜 것은 각자가 판단할 몫이고 옳고 그른 것은 다수가 결정할 몫이다. 어떤 문제를 두고 서로 의견을 말하고 듣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건 좋다. 그렇게 돼야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발전한다.

그런데 자신의 의견만 강조하고 남의 의견은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무시하고 비난부터 한다. 비난으로 끝이지 않고 욕설을 적은 푯말을 들고 촛불을 들고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아가 질서를 깨트리고 사회를 불안하게 한다. 그들은 늘 다수인 양 한다.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행동이 다수를 위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침묵하는 다수에 비해 다수가 아닌 소수 그것도 극소수다. 그것도 자기만의 생각이다. 그런 그들이 마치 자기들 생각이 절대적인 양 떠들어 댄다.

그 광경을 도산 안창호 선생이 보면 무어라고 했을까? 우리에게도 만델라와 같은 지도자나 달라이라마와 같은 자신의 영광 따위 초월한 지도자가 있으면 안 되겠는가 라며 정말 보기 싫다, 어리석다고 혀를 끌끌 챘을 것이다.

36년 짧지 않은 세월 동쪽 바다 멀리 섬사람들 그들에게 받은 핍박 헛됐다고 땅을 치고 발을 동동 굴렸을 것이다. 정신 차리면 안 되겠느냐, 민족화합하면 안 되겠느냐 아마도 그랬을 거다. 하기야 고국 멀리 미국 땅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이승만과 박만영이 서로 비난하며 고소고발을 하고 다툼 그칠 줄 모르고 모략으로 일관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다투고 비난하고 막말하는 것, 탓할 것 아니지만 그래도 심하다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그 때도 도산 안창호 선생은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 하와이로 쫓아다니며 동분서주했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경제대국 국민답게 선진국 문턱에 있는 민족국가답게 국제사회에서 말하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인구 5천만 명을 일컫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이 속한 30-50클럽에 속한 나라를 넘보는 민족국가답게 미워함이나 비난보다 칭찬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민족의 모습을 보이기를 희망한다.

30-50클럽에 속한 국가가 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그 문턱에 머무는 세월 적잖이 10년이라니 부끄러운 일이다. 그 누명 벗는 날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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