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안산제일복지재단 수석이사>

빛이란 무엇인가? 흔히 빛이라고 하면 어둠의 반대말로 밝음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래서 태양은 가장 강력한 광원으로서 지구상의 거의 모든 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오며, 그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가 바로 빛이다. 빛은 에너지로서 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보의 인식전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빛가운데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드러난다. 빛의 종류로 보면 적외선과 자외선 등의 광선으로 불리기도 한다. 방사선을 이용해서 의학적으로 몸 속을 촬영할 수도 있고 투시를 통해 물질을 검색할 수도 있다. 캄캄했던 밤도 아침이면 밝아지게되고 모든 것이 빛아래에서 숨길 수가 없다.
어떤 의미에서 빛의 경제는 돈의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제를 말할 수 있다. 1993년 8월 12일 오후 7시45분에 당시 김영삼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하여 금융실명제를 전격발표했다. 이는 예금을 비롯한 모든 금융자산거래를 실지명의에 의해 하도록 의무화하게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어둠의 경제라고 할 수 있는 지하경제의 규모는 2015년 IMF발표에 의하면 국내총생산액의 19.83%로 무려 2,742억 4,890만달러에 달했다. 금융실명제 이전의 지하경제비중이 30%였는데 10%줄이는에 20년이 걸린 셈이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이 때문에 지하경제의 숨은 돈을 찾아내는데 주력했고 이를 통해 세수를 늘리고 가능하면 국민이나 기업의 소득세를 증액하지 않았다. 아직 검찰이 수사중이지만 고위직의 가족이 연루된 차명주식 등의 논란은 한 예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금융의 차명거래 외에도 5만원권의 회수율이 최근에는 60%이상 증가했다고 하지만 70조원이 넘는 5만원권의 발행금액으로 보면 30조 정도가 어딘가에서 유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만원권의 회수율은 100%에 이르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모든 일을 물리적 규제로 바르게 세우는데는 한계가 있다. 사람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어떤 것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짓과 꼼수가 드러나는 세상에서는 부자연스러울 것 같아도 익숙해지면 훨씬 자유스러움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유럽에서는 흔한 일인데 누드비치나 누드 온천탕이다. 동양의 유교적 사고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지만 그곳에서는 전혀 어색함이나 불건전함이나 거리낌없는 자유로움이 있다. 국민의식이 실명제나 세금이나 자발적인 준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이런 준법이 결코 국민에게 행복을 주어야 한다. 노르웨이에 여행했을 때 만났던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 도로보수를 하던 청년과의 대화가 생각난다. 지금하고 있는 일이 행복한가? 행복하다. 열심히 살고 세금을 좀 많이 내도 노후에는 대학교수나 자기나 거의 같은 연금을 받고 비슷한 생활이 보장되어 있다고 한다. 빛의 경제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돈의 흐름이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분배되어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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