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안산제일복지재단 수석이사>

공간(space)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아무것도 없는 빈곳이지만 물질이 존재하고 여러 현상이 생기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자본의 한계라는 저서를 통해 동구권의 몰락을 예견했던 영국 잉글랜드 출신의 지리학자이면서 인문학자이고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1935~)는 공간의 생산성이 땅의 비옥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위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공간의 문제를 주장했습니다. 공간은 누군가가 사용하거나 인지하는 존재가 있어야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산이라는 도시공간에 대하여 경제학적 측면에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똑같은 25평 아파트가 안산에서는 2~3억이지만 30km 떨어진 서울 강남은 최소 25억에서 30억이나 됩니다. 왜 그럴까요? 하비의 주장에 일리가 있습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오히려 서울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고무풍선효과라고 할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은 자사고 폐지의 소식으로 오히려 강남의 8학군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로 집값을 부풀리게 된것이지요.
안산시는 수도권의 타도시와 다르게 인구가 몇 년째 감소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개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하지만 문제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안산은 외국인이 인구의 10%나 되는 다문화 도시, 공업단지의 배후도시로 생산적 도시기반, 전국최고의 녹지를 보유한 친환경도시, 범죄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 시화호와 대부도의 자연관광자원이 풍부한 도시로서의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산이 호감을 받는 도시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래전의 시화호 오염과 과다한 외국인 유입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의 낙인 효과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안산을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하는데 필자의 소견을 몇가지로 요약하려고 합니다.
첫째, 매력성(Attractivity)입니다. 무엇이 사람들로 안산에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요? 생산과 소비가 활기차고,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 그리고 아이들을 교육하기에 매력적인 도시이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동산고등학교는 안산의 랜드마크입니다. 이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강남의 교육환경에 버금가도록 투자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도심의 깨끗한 환경과 개발, 주차문제의 대책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둘째, 접근성(Accessibility)입니다. 추진되고 있는 전철과 고속도로 등의 입지조건은 매우 좋아지고 있습니다만 오히려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아져서 역효과의 발생에 대한 대안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매력적 도시기반을 만들지 못하면 단지 베드타운의 도시 이미지를 벗어 날 수 없습니다. 도시의 각 기능에 액세스가 용이하도록 해야 합니다.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개선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공간, 정보활용의 공간, 협업과 전문 서비스, 기능적 접속이 용이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셋째, 경제성(Affordability)입니다. 공간의 경제성은 가치생산성입니다. 안산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들의 경제적 활용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단지 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합니다. 도시의 산업공간, 다문화 등 다양성을 장점으로 부각시켜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지 체육시설이란 와스타디움의 이미지를 깨고 문화와 학술공간, 전시공간 등으로, 화랑유원지는 싱가포르의 Gardens By the Bay처럼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Adaptability(적응력)입니다. 안산이 보유하고 있는 산업 공간은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적응이 용이하도록 유연해야 합니다. 제조와 서비스의 융합은 미레에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공간 설계 및 활용의 유연성은 미래의 산업 공간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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