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안산제일복지재단 수석이사>

중국 우한에서 발생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이 확산되어 세계는 초비상사태로 공포에 떨고 있다. 사스나 메르스로 진통을 겪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개발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인류는 어쩌면 전쟁과 세균, 과학으로 멸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경제학자로 미국 예일 대학 교수인 로버트 쉴러는 버블경제는 심리적 전염병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염병처럼 번진 버블경제의 사례는 역사적인 반복을 해왔다. 1636년 네델란드에서 귀족들과 신흥부자들의 튤립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튤립 한뿌리의 가격이 배한척의 값과 맞먹을 정도로 오르는 등 튤립의 투기과열과 폭락은 네델란드를 경제대국에서 끌어내렸다. 그 후 1929년 대공황을 공급과잉과 유효수효의 부족을 요인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호황으로 과열된 주식투자에 이은 주가폭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주식버블이 요인이 되었다. 1980년대 일본의 경제는 주가가 상승하고 부동산 값은 폭등하며 초호황을 누리면서 세계의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지만 1990년 버불이 꺼지면서 일본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자초하게 된다. 최근에는 2008년 부동산 버블인 서브프라임모기지(subprime mortgage)사태로 인한 금융위기는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와 같이 경제버블은 코로나바이러스처럼 반복적으로 신종으로 진화하고 있다.
  버블경제는 비이성적인 투기행위로 시장이 과열되어 실제의 투자자산이나 기업의 내재적 가치보다 시장에서 과대평가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앞의 사례에서처럼 사람들의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쉴러는 이를 생각의 전염이라고 말한다. 가격이 올라서 누가 돈을 벌었다는 입소문은 전염병처럼 번져서 구매수요가 증가하여 버블을 만든다. 아파트가 삶의 주거지가 아니라 부를 창출하는 투자자산으로 바뀐다. 정부는 버블을 막기위해 안간힘을 쏟지만 오히려 더 오른다. 신뢰를 주지 못하는 정책의 모순에서 비롯된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하면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거품 맛을 충분히 본 후에 사다리를 치워버린 것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을 야기시키는 가짜뉴스를 차단하겠다고 한다. 가짜뉴스가 왜 나오는 것일까? 충분한 진짜뉴스가 없기 때문이다. 상황에 대해 시간을 놓치지 않고 충분하게 설명하고 알려준다면 가짜 뉴스가 판치지 않는다.
  버블경제나 바이러스의 공포는 입소문이라는 공통점에 의해 확산된다. 돈을 벌수 있다는 입소문과 바이러스 전염의 입소문은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하게되고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기회를 틈타서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안전의 욕구가 극도에 이르면서 방역마스크와 세정제의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는 가하면, 몸을 움츠리게 하고 모든 경제적 행위를 위축시킨다. 모임도, 여행도, 학교도, 행사도 취소되고 있다. 음식점과 카페, 상점은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고 한산하다. 국제 상거래가 제한을 받게되어 부품이 없어 공장이 가동을 멈추기 시작했다. 누구를 비난하고 잘못을 탓하는 것도 여유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총체적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는 재창조의 역사를 만들어낸다. 경기침체나 바이러스의 위협은 언제나 상존해왔고 반복되었다. 사람들의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 위험이 과대포장되고 때로는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있다. 2018년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는 1976년이후 가장 적다고 하는데도 3,781명이다. 미국은 금년 겨울에 1,500만명이 독감에 걸리고 8,20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전염이 되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확실한 것에 대해서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확률적으로 훨씬 작다하더라도 자기의 통제를 벗어나 있고 불확실한 것에 대해서는 위험을 회피하려고 한다.   
  부동산 거품을 걷어내고 경제적 안정과 시장을 회복하려면,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으려면 사람들이 긍정적 심리를 갖도록 해야 한다. 솔직할 필요가 있다. 정직한 소통은 신뢰를 갖게 하고 사람들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불안한 분위기는 금방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질서를 위해 규제하고 법을 만들고 감시해야 하는 것은 이차적인 문제이다. 넉넉한 공기에 대해 더 가지려고 다투지 않으며, 위험하다고 자각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인간은 오히려 용기를 갖고 담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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