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안산제일복지재단 수석이사>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보면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우선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제학이 필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먹고 사는 일이 간단할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나름대로 이론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언제나 그들의 이론이 옳은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한다. 왜 그럴까? 인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기독교에서 성서는 유일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간의 먹고 사는 삶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애급(이집트)에 내려간 것은 기근으로 먹을것이 없어 양식을 구하기 위함이었고 그들이 오랜세월 그곳에 정착했지만 애급의 경제권을 지킥기위한 정치적 이유로 탄압을 받게되고 모세의 지도로 출애급을 하게 된다.

그러나 40년동안 광야에서의 먹고 사는 문제는 메추라기와 만나, 바위에서 나오는 생수 등 하나님의 도우심에 전적으로 의지해야했다. 신앙만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목적지인 가나안에 들어갔을 때에는 지금까지 삶의 유일한 수단이었던 하나님의 기적은 사라졌다. 먹고 사는 문제를 정복을 통해서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인간의 경제활동은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시간과 공간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이것이 옳다 그르다의 답이 없이 없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이론들이 들어맞지 않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이 주식에 투자해서 성공한일이 별로 없다.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한국자본주의를 쓴 장하성 중국대사가 전에 국민펀드를 만들어서 무엇인가 투자 모형을 보여주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따랐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투자의 귀재라고 하는 워렌 버핏도 투자했던 기업의 신용평가등급 하락으로 10억달러라는 엄청난 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은 사람들에게 경제활동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도 크게 보면 모든 경제적 상황들은 순환적 인과성을 갖는다. “이란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을 했다”라는 뉴스를 접하면 어떤 생각을 하는가? 이 뉴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 주유소에서 경험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문제라도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유의미하게 관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레고리 멘큐의 경제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유 세가지를 정리 해놓았는데 첫째가 경제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종교나 철학은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형이상학적인 논쟁을 하지만 경제학은 인간이 어떻게 살것인가의 실존적인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삶이 유한한 인간이 어떻게 살것인가? 살아 있는 동안에 행복하게 잘 먹고 잘사는 방법이 기계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두려울 것도 힘들 것도 없다. 어려운 것은 인간은 사회적이면서 경제적이라는 데 있다. 사회적이란 관계성이다.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혼자살 수 없다. 요즘 TV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중장년층에게는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남자들은 로망처럼 자연인의 생활을 동경한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자연인들은 대부분 현실에서 건강이나 사업, 관계에서의 좌절이나 실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찾은 분들의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족과 이웃과 자연과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이 모처럼 만난 취재를 담당하는 출연자와 헤어질 때 못내 아쉬움을 남기는 것만 보아도 인간은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관점을 키우고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인간들의 사회적 활동과 경제적 활동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역학적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게 해주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존욕구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삶의 상황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적응의 구체적인 실제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원시시대에도 날씨가 나쁘면 동굴에 몸을 피하기도 하고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하거나 열매를 따기도 했다. 자기보다 힘이 센 동물을 피해 나무에 오르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전을 위해 집을 짓고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짓는 경제적 활동을 통해 삶을 영위해왔다. 고도의 기술과 정치, 문화, 사회적 영역안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을 통찰하고 이해할 때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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