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 박사>

 개념이란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여러 견해나 생각(관념)속에서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요소를 추출하고 종합하여 얻은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생각(관념) 또는 어떤 사물에 대한 일반적인 뜻이나 내용이라고 한다. 영어에서 컨셉(concept)은 개념, 생각, 정신, 의미로 다양한 뜻을 포함하지만 정의하면 어떤 대상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선택한 하나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한다.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의 김근배교수는 끌리는 컨셉의 법칙(2014)을 통하여 컨셉은 여럿을 하나로 묶다(con~)와 잡다(~cept)의 의미가 함축된 것으로 ‘여럿을 붙잡아 하나로 꿴 것’이라고 정의 했다. 쉽게 말하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그 의미를 잘 말해준다.
   컨셉은 공감이라는 말과 관계가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회사나 조직은 고객이나 클라이언트의 욕구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한다. 소비자의 요구나 기대는 매우 추상적이다. 추상적인 욕구의 핵심을 찾아내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컨셉이고 이를 구체적 속성으로 재현하는 것을 디자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상품의 품질은 컨셉과 디자인 단계에서 90% 이상 결정되는 것이다. 고객의 욕구를 공감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경쟁자가 없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만드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경쟁자나 대체품이 넘치는 시장에서는 절대적으로 고객과 공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자기의 입맛이 아닌 고객의 입맛에 맞추는 것을 공감이라고 한다. ‘이케아 이펙트’라는 말이 있다. 이케아는 북유럽의 스웨덴에서 1943년에 아주 작은 가구회사로 시작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우리 돈으로 47조원의 매출을 올린 국제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컨셉은 “불편함을 파는 회사’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사람들은 자기가 직접 만든 것에 애착을 느낀다는 인간 심리에 공감하고 제품을 스스로 조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완제품보다 싸게 공급하면서 스스로 조립한 가구에 만족과 애정을 갖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인간은 사물을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개념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연과 인간과 교감하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예술가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치적, 사회적 영역에서의 개념화는 포플리즘이나 이데올로기로 사고의 틀을 가둘 수도 있다. 여기에서는 경제적 효과와 컨셉의 관련지어 생각하려고 한다.
다이엘 핑크는 그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2006)에서 트랜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아무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아이디어의 결합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역량과 예술적이고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개념을 하이컨셉이라고 했다. 오늘날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는 차고 넘친다.
그 만큼 고객의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아주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감성을 녹여내는 창조적 메시지와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놀라운 느낌과 경험을 통해 신선하고 즐거움을 주는 강력한 메시지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단순하게 필요를 파는 것이 아니라 하이컨셉을 팔아야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케아 효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요즘 최애라는 TV프로그램에서 트로트 가수 장윤정이 오디션을 통해 다섯명의 젊은 가수들을 선발해서 K-트롯의 글로벌화를 위한 트로트 팀을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예능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신선하다. 노래가 주는 김정과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발성할 수 있도록 수도 없는 반복과 교정을 통하여 최상을 찾아 녹음을 한다. 노래에 맞추어 춤을 연습하고 개인의 다양한 음색을 살려 팀의 노래로 조화를 이루어간다. 아마도 크게 히트를 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MBC에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출연하는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마 프로에 단 30초의 생방송 무대를 위해 노라조는 일주일 동안 준비한 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른다.
프로페셔날한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조금도 대충하지 않고 의상 하나 하나에 가볍지 않은 섬세함은 숨겨진 메시지와 스토리를 담아낸다. 편의점 먹거리를 출시하기 위해서 출연한 연예인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음식에 스토리를 담는 프로그램 편스토랑도 많은 사람에게 도전을 준다. 코로나 확산으로 내일이 불투명한 오늘 컨셉을 바꾸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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