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이기적(Selfish)인 사람은 남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자기의 욕심 때문에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만 아스퍼거(Asperger)는 남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괴팍스럽기는 하지만 다름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란 일종의 심리발달 장애이다. 사회성과 의사소통 능력이 결핍되어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 표정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상처받는 말을 해놓고도 상처받은 이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분위기와 전혀 관계없는 말을 예사로 하기도 한다. 자기 일 외에는 신경쓰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도 않는다. 감사나 사과의 표현을 하지 못한다.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소란을 피우고 뛰어다녀도 방관한다. 전찰이나 버스안에서 큰소리로 전화통화를 하고 옆사람은 아랑곳하지 않지 않는다. 사거리 커브길에 차를 세우고도 다른 차의 주행을 고려하지 않는다. 주차장 두 개 칸에 겹쳐 주차하고 이동통로나 보도에 주차하는 것에 거리낌 없다. 남의 생각이라곤 손톱만큼도 하지 않고 남에세 폐를 끼치는 일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자기 마음에 조금만 맞지 않아도 자기 성질에 겨워 분노하고 좌절한다. 좀더 확장된 의미의 사회적 아스퍼거(Social Asperger)는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공동체안에서 자기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을 전혀 이해하지 않으려하고 배려할 줄 모르며 자기 속에 갇혀 오직 경쟁을 위해 이기적 행동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결국은 자신의 덫에 걸려 스스로 망치고 만다.
  조직구성원의 직무태도와 행동으로서 조직시민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러한 개인의 태도와 행동은 소속하고 있는 직장의 성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통하여 이런 태도와 행동을 유인한다. 배트먄과 오르간(Bateman & Organ. 1983)에 의하면 조직시민행동이란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직무에 명시되어 있지도 않고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자발적으로 조직의 발전을 위하여 동료를 돕고 부가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브리프와 모터 위들로(Brif와 Motowidlo.1986)는 개인이 동료들을 기꺼이 도와주고, 정보를 공유하며, 협동하고, 자발적으로 봉사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정의 했다. 오르간(Organ. 1988)은 조직시민행동을 다섯가지 행동으로 범주화 했는데 이타적(altruism)행동, 양심적(conscientiousness)행동, 신사 또는 스포츠맨십(sportsmanship)행동, 배려 또는 예의바른(courtesy)행동, 참여적(civic virtue)행동이다. 이러한 행동들의 특징은 자발적이고, 보상하지 않지만, 조직의 유효성에 공헌한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들은 배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이나 조직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배려정신 곧 시민행동이라고 생각된다. 지난달에 스페인 바르셀로나 2020 산탄테르 트라이 애슬로 대회 철인 3종 경기가 있었다. 결승선을 앞두고 영국선수 제임스 티글과 스페인 선수 디에고 멘트리다가 나란이 뛰고 있었는데 티글이 코너를 돌다 철제 펜스에 부딪혔다. 디에고 멘트리다가 티글을 추월했고 티글이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결승선 앞에서 멘트리다가 기다리고 서있다가 티글을 앞세워 3위자리를 내어주었다. 자신의 실력으로는 앞서왔던 티글을 이길 수 없기에 양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상대 선수의 실수를 기회로 삼지 않은 멘트리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대회본부는 명예 3위상과 상금을 보냈다고 한다. 결과와 기록이 생명인 치열한 경쟁에서 멘트리다의 스포츠정신이 새롭게 평가된다. 요즘 우리 사회가 경쟁에 가려져서 배려가 인색한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적 배려를 위해 장애인 주차공간, 노약자 임산부를 위한 전철의 좌석 지정등을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배려들은 이미 사회적 규약으로 정해져 있어서 당연한 지켜야 할 의무가 되고 누려야 할 권리가 되고 있다. 강제된 배려가 아닌 자발적 배려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오히려 실제로 배려받아야 할 사람들이 역차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차예절, 층간소음, 차선양보, 마스크착용, 전화예절, 친절한 설명 등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작은 배려의 마음이 삶의 현장에 속속히 스며들면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가 되는 지름길이다. 서양의 After you! Go ahead! 마음이 배려가 아닐까? 배려는 신뢰의 선행요인이다. 배려하는 사회는 곧 신뢰사회이다. 배려없는 사회가 빚어내는 갈등과 다툼, 불편, 정체, 추가적 사회적 비용은 결국 우리 모두의 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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