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복진세칼럼]얘야 거스름돈 받아 가야지
  • 안산신문
  • 승인 2022.07.06 15:25
  • 댓글 2
복진세<작가>

어느 작은 마을에 샌드위치를 만들어 파는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 가게 앞에는 형제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멀찍이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는 하였다. 행색이 초라하고 늘 배가 고파 보였다. 샌드위치를 먹이려고 오라는 손짓을 하면 아이들은 수줍은 듯 냅다 도망을 친다.
어느 날 큰아이가 만 원짜리 한 장을 내밀며 샌드위치 한 개를 주문하였다. 장난감 지폐에 어설프게 덧그린 종이돈이었다.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돈을 받아 바구니에 넣으며 “동생은 어디 갔어? 왜 혼자야.” 하고 물었다.  아이는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는 “아파요. 열도 나고”
할머니는 아이 부모가 회사에 다니고 저녁 늦게야 집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저런 큰일이구나. 약은 먹이고? 엄마 아빠는 집에 안 계시니?” 아이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집에 있던 열을 내리는 약하고 감기약은 먹였는데 밥을 못 먹여서요.”
엄마가 오늘도 늦겠구나 “돈 벌러 가서 저녁 늦게 집에 오세요.”
할머니는 샌드위치 두 개를 만들어 담고 음료수 두 병도 넣어 주며 동생하고 하나씩 나누어 먹어라. 하시며 봉투를 건네신다. 아이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하였다.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할머니는 큰 소리로 “얘야 거스름돈 가져가야지.”

노자는 생이불유(生而不有)라 하여, 낳았지만 소유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대지(大地)는 꽃을 피우게 할 뿐 그 꽃을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완도에서 조유나 양과 부모가 바닷속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아동학대’이자 사실상 ‘미성년자 살인행위’ 이다. 이번 사건은 생활고의 비관한 ‘가족동반 자살’이라고 볼 수 없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어린 자식의 목숨까지 빼앗은 것은 엄연히 살인행위이다. 부모는 어떠한 이유로든 어린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한다.
 남의 가족 자살 사건으로 딴지를 걸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이사건은 동반 자살 이전에 엄연한 미성년자 살인행위이다. 미성년자의 모든 법률행위는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되어있다. 부모가 동의권자라고 그래서 직권으로 죽였다고 항변할 텐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범죄행위이다. 겨우 10살 먹은 자식의 동의를 얻어서 죽였을 리 만무하다. 정말이지 무지하고 파렴치한 범죄행위이다.
오랜 괴질로 인하여 사회인심은 나날이 흉흉해지고 있다. 유사 범죄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샌드위치가 할머니처럼 이웃을 돌보고 도와주는 인심이 필요할 때다. 자식을 본인의 소유물로 여기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는 일이 없도록 각계각층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이경란 2022-07-07 05:54:11

    전국민을 슬프게 안타깝게 한사건입니다 완도가족사건을 다루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힘든가족은 누구라도 찾아가 하소연 할 곳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이런가족들은 어디를 찾아가서 도움요청해야 할까요?   삭제

    • 조민철 2022-07-06 17:32:07

      생이불유라...
      단순하면서도 심오하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삭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