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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세칼럼]걱정하지 말아요.(Don`t worry)
  • 안산신문
  • 승인 2022.07.27 09:51
  • 댓글 2
복진세<작가>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중략)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중략)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잊어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고 말해요
걱정하지 말아요·그대 (Don`t worry)(들국화 전인권)

삶이 통째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한테도 의지하거나 위안을 받을 수조차 없다. 발가벗겨져 세상에 홀로 버려진 기분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날도 한적한 바닷가에서 술에 취해 있었다. 술기운을 빌려 극단적인 선택하려 하고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느린 하드-록의 리듬이 애절하게 들려온다.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 가수 전인권이 부른 곡이다. 신기할 정도로 노랫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나를 위해 쓴 노랫말 같다.
 ‘지난 아픈 기억들은 모두 잊어버려라’라고 한다. 그 어떤 백 마디의 말보다 위로가 된다. ‘지나간 것은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 가슴을 후벼파는 가사이다. 실수투성이인 지난 일들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한다.
‘과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지난 일은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도 해결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잊어야 하지 않겠나. 노랫말대로 지난 일들은 모두 나의 탓으로 돌리고 훌훌 털어 버리기로 하였다.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그동안 천애고아(天涯孤兒)처럼 살아왔다. 그런데 우리 다 같이 노래를 하자고 한다. 혼자 책임지라고 하지 않는다.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이 가사는 다시 힘을 내서 살아 보자고 다짐하는 확실한 이유가 되었다.
지난 일은 모두 잊기로 다짐한다. 비우지 못하면 살면서 쌓인 삶의 찌꺼기들이 업보(業報)가 되어 평생 나를 괴롭힐 것이다. 이미 지난 일의 아픈 기억들은 모두 버려야 비로소 살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잊으려고 할수록 기억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럴수록 명상하면서 무의식중에 나를 괴롭히던 까르마(업장)를 떠 올린다. 그리고는 그것을 잘게 부수어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기억에서 지워 버렸다.
 '나를 죽여야 비로소 내가 살 수 있다’라는 화두를 잡고 수행승처럼 간절하게 수행 정진을 한다. 수행 중에 마음이 비워져 가벼워지는 기적을 체험한다. 내 생애 처음으로 느껴 보는 감동이다. 드디어 나는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 자유인이 되었다. 이제는 서럽고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과 걱정으로 스스로 힘들게 한다. 과거의 집착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야만 행복할 수 있다. 나는 명상하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모두 비워 버렸다.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던 어느 날 언덕에 올라 세상을 내려 보았다. 세상에는 비가 오기도 하고 바람이 불기도 한다.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다. 태풍이 불기도 하고 미풍이 불기도 한다. 시리도록 아팠던 지난 일들은 나를 위한 자연의 생존 법칙이었다.
 불가(佛家)에서는 ‘비워야 비로소 채울 수 있다고 한다. ’ 많이 비우면 많이 얻고, 모두를 비우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깨끗이 비우고 비운 자리에 희망으로 가득 채워 살아가련다. 그렇게 비운 가벼운 마음으로 록-밴드의 로커가 되어 노래하리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훌훌 털어 버리고 자유롭게 살자고’ 세상을 향하여 부르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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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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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은우 2022-07-28 10:24:24

    모두들 과거의 미련을 붙잡고 오지않은 미래의 불안에 초조해 하며 오늘을 낭비하며 보냅니다.비우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간절히 드네요.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삭제

    • 노승준 2022-07-27 12:42:42

      비울 수 있었던 용기와,불확실의 두려움을 이겨내신 혜안에 찬사를 보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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