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어떠한 일이나 행동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나 경우를 기회라고 한다.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시에 있는 토리노 박물관에는 기회의 신이라고 불리는 조각상이 있다. 
그곳에 새겨진 글이 조각상을 잘 설명하고 있다.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요. 나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나의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붙잡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며,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나의 이름은 바로 기회이다’. 누구든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고 포착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인생에서 성공이란 기회에 달려 있다. 잡으면 성공이고 놓치면 실패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태양의 빛처럼 말이다. 그러나 결과는 공평하지 않다. 당연하다. 강렬한 태양 빛 아래 땀흘려 일한 사람과 빛에 취해 아무일도 하지 않은 사람이 수확을 공평하게 나눌 수는 없다. 성경에는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가 있다. 
어떤 주인이 종들에게 그들의 능력에 따라 금 다섯 달란트, 세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여행을 떠났다. 여기에서 금 1달란트는 근로자의 6000일치 품삯과 거의 같다. 20년치 연봉이다. 주인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다섯 달란트, 세 달란트를 맡았던 종들은 열심히 일해서 맡기 것의 배를 늘린 재산을 주인에게 갖고 왔다. 
한 달란트 맡았던 종은 소심했다. 주인의 돈을 잃을 것 같아서 땅에 묻었다가 한 달란트를 주인에게 돌려주면서 주인의 완고함과 빈틈없는 바를 잘 알기에 한푼도 잃지 않고 갖고 왔다고 당연하듯 말했다. 주인은 다섯 달란트와 세 달란트를 맡겼던 종들을 충성된 종들이라고 칭찬하고 한 달란트마저 그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연회를 베풀었다. 
한 달란트 맡았던 종은 게으르고 악한 종이라고 꾸짖고 쫓겨났다. 달란트(Talent)는 재능이란 어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 그 재능으로 주어진 삶의 기회를 포착하고 열어가야 한다.
  기회의 개념은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는 학문의 핵심 구성요소이다. 기회의 의미는 사전적으로 특정상황이 무언가를 하거나 성취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점이다. 기회는 라틴어 오포투누스(opportunus)에서 유래되었다, 선박들이 안전하게 항구에 도착할 수 있도록 불어주는 이로운 바람을 나타내는 것으로 무언가를 하기에 우호적인 시점 또는 일련의 상황으로 정의한다. 
기회를 연구하는 학파들이 있는데 기회 발견학파와 기회 창조학파이다. 기회 발견학파는 기회는 개인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단정한다. 그러므로 기회를 발견하고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회 창조학파는 기회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집합적 사회행동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작가이면서 호텔경영자인 오리슨 스웨드 마든(Orison Swett Marden. 1850~1924)은 ‘특별한 기회가 올거라며 기다리지 마라. 평범한 기회를 붙잡아서 특별하게 만들어라. 
약자는 기회를 기다리지만 강자는 기회를 스스로 만든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발견하든 만들어내든 기회가 주어졌을 때 포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적, 물적, 자질적 자본이 필요하다. 사냥감을 눈앞에 두고도 화살이 없거나 그물이 없어서 놓치는 경우이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도 기회요인은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이 있고,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에게도 역전의 삶이 있다. 세상을 한없이 부정적으로 보면 캄캄한 암흑이지만 터널 속에 들어오는 작은 바람 실낱같은 빛조차 살아날 기회가 된다. 신학자인 시트로우 백스터(Sidlow Richard Baxter)도 말했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최고의 기회와 최고의 지혜가 숨어있다. 모든 기회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모든 어려움에는 기회가 있다. 국가나 기업, 개인들이 직면하는 환경변화는 숙명적이다.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회를 만드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기회는 내일을 준비하는 자에게 오는 것이다.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뜬다는 말이다. 실력을 쌓아서 경지에 다다르면 일이 뜻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이루어낼 수 있다. 물이 불어나면 큰배가 저절로 떠오르듯이 준비된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의미이다. 말에 먹이를 먹이고 칼을 갈아 미리전쟁을 준비한다는 말마이병(秣馬利兵)도 있다. 
윤대통령이 3.1절 기념식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일기 못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될 것이 자명합니다’라고 했다. 개혁은 힘들고 저항도 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준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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